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성인 10명 중 4명이 부작용을 겪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다수가 주사 맞은 팔의 통증을 호소한 가운데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인 증상은 오한, 발열로 조사됐다. 백신 제조사와 접종 차수별 부작용에도 차이가 있었다.
소비자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국내 20~79세 성인 남녀 1만 8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부작용 경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컨슈머인사이트는 SK텔레콤과 공동 구축한 모바일 플랫폼 '국대패널'을 활용해 1월 26일부터 2월 8일까지 2주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자 중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사람은 9734명(96.5%)이었다. 그 중 42.1%인 4102명이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부작용 경험자의 대다수(83.3%, 복수응답)는 주사 맞은 팔 통증을 겪었고, 근육통(62.4%), 피로감(54.4%), 두통(50.1%)을 경험한 사람도 절반 이상이었다. 그 밖에 오한·발열(48.5%), 팔 부어 오름(26.0%), 메스꺼움?구토(16.4%), 팔 붉어짐(13.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험한 부작용 중 주관적으로 '심각하다'고 느낀 증상을 묻는 질문에는 '오한·발열(20.5%)'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주사 맞은 팔 통증(20.1%), 근육통(16.5%)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두통, 피로감이라고 답한 비율도 10% 이상으로 집계됐다. 기타 증상을 호소한 응답자도 11.6%에 달했는데, 여성(8.1%) 응답자가 남성(3.5%) 응답자의 2배 이상 많았다. 여성 응답자 중 다수가 부정출혈을 포함한 생리불순을 많이 언급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응답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겪은 부작용은 제조사별로 차이가 있었다. 같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이라도 모더나는 주사 맞은 팔 붉어짐(21%)과 팔 부어오름(34%)이 많았고, 화이자의 경우 기타(21%)를 선택한 응답자가 다른 백신보다 2배 가량 많은 차이를 보였다. 특히 생리불순을 호소한 사례가 두드러졌다. 얀센 백신을 접종한 이들은 피로감(68%) 경험률이 전체 백신 평균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고령층에 우선적으로 배당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대부분 항목의 부작용 경험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였다.
백신 접종 후 심한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4.9%로 집계됐다. 모더나가 19.7%로 가장 높았고, 얀센(17.3%), 화이자(14.2%), 아스트라제네카(1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얀센 백신은 1회 접종이 기본으로 다른 백신과 동일하게 비교하기 어렵다는 게 조사업체의 설명이다.
접종 차수별로는 2차 때가 18.6%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3차(13.3%), 1차(12.3%) 순이었다. 단, 같은 백신이라도 심각한 부작용 경험률은 접종 차수에 따라 차이가 컸다. 어느 차수, 어떤 백신의 부작용이 가장 심했는지를 집계해보면 '모더나 2차접종' 때가 35.8%로 가장 높았고, '얀센 1차'(21.8%), '화이자 2차'(18.8%), '아스트라제네카 1차'(17.5%) 순이었다.
백신 부작용은 젊은층과 여성에서 경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51.3%)와 30대(52.0%)는 절반 이상이 백신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40대는 45.7%, 50대는 39.1%였고, 60대(31.8%), 70대(25.1%) 등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부작용 경험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성별에 따라서는 여성의 부작용 경험률이 49.4%로 남성(35.0%)에 비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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