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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R의 공포’…의장 선출한 국회가 규제 완화 속도 내라


미국발(發) 경기 침체(Recession)의 공포가 몰려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올해 상반기가 끔찍했지만 하반기에는 더 나빠질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물벼락을 맞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은 1일 미국의 전 분기 대비 2분기 성장률을 -2.1%로 예측했다. 1분기의 -1.6%에 이어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한 시기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 메타(페이스북)가 올해 신규 채용을 당초 계획보다 30% 줄이기로 하는 등 미국 고용 시장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경제지표에도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5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년 만에 6%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에너지 가격 급등 등으로 4~6월 무역수지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도 4일 장중 한때 23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우리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경제 안보 관련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폭등하는 물가를 잡으려면 긴축이 불가피하고 그러면 경기가 침체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를 극복하려면 규제 혁파를 비롯한 구조 개혁으로 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신산업 등 6대 분야 100대 규제 혁신 과제를 정부에 건의했다. 대통령과 정부 부처들이 뚝심을 갖고 추진해야 하지만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 협력 없이는 신속한 규제 개혁이 불가능하다. 이런데도 국회는 35일간 공전하다 4일에야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하고 정상화에 나섰다. 여야 의원들은 그동안 민생 현안을 방치한 직무유기를 반성하면서 규제 개혁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특히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국정 발목 잡기를 멈추고 위기 대응 정책을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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