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의 모친으로 이른바 '사치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멜다 마르코스의 93세 생일을 맞아 필리핀 도심의 대형 전광판에 사진과 축하 메시지가 등장했다.
1929년 출생한 이멜다는 20년 넘게 장기집권한 독재자인 고(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이기도 하다.
4일(현지시간)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마닐라 도심 부근 EDSA 도로에 위치한 한 빌딩의 대형 LED 전광판에 "퍼스트레이디 이멜다의 93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내용의 축하 메시지와 그의 이미지가 등장했다.
이멜다는 남편의 대통령 재임 기간 보석류와 명품 구두 등을 마구 사들이면서 ‘사치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지난 1965년부터 집권하다가 1986년 시민 혁명인 '피플 파워'가 일어나자 하와이로 망명한 뒤 3년 뒤 사망했다.
이멜다는 1992년 귀국한 뒤 하원의원 3회 연임에 성공했다.
아들인 마르코스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 지난달 30일 대통령에 취임함에 따라 이멜다는 막후에서 상당한 정치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다큐멘터리 작가인 로렌 그린필드는 전광판에 등장한 이멜다의 이미지가 자신의 작품인 '킹메이커'에 나온 것이라며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킹메이커'는 한국에서 ‘이멜다 마르코스: 사랑의 영부인(2019)’으로 소개된 다큐멘터리의 원제로 이 다큐멘터리는 이멜다가 아들의 대선 출마를 돕기 위해 과거 남편의 독재 행적을 미화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뿐만 아니라 93번째의 철자가 틀려 누리꾼들의 비웃음을 샀다. '93rd'가 맞는 표기지만, 해당 광고판에는 '93th'로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광고를 게시한 업체 디지털 아웃 오브 홈 필리핀(DOOH PH)은 성명을 통해 "저작권 문제를 알지 못했으며, 실수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뒤 해당 광고판을 내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