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등 서울 일부지역과 경기 고양시 일대에 이른바 '러브버그'로 불리는 털파리떼가 대거 출몰해 주민들의 불편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벌레의 출현 이유로 '오랜 가뭄'과 비교적 따뜻했던 지난 '‘겨울온도'가 꼽혔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과 석좌교수는 4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지난 겨울이 비교적 따뜻하고 습한 기운을 보여 (러브버그가) 살아갈 확률이 높아졌다"면서 "게다가 올해 봄철 오랜 가뭄이면 번데기들이 (성충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비가 오면 순식간에 우화해 버려 집단 발생이 이뤄지고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원래 러브버그는 죽은 식물 밑에 산란해 낙엽의 썩은 물질을 먹고 살아 민가로 잘 내려오지는 않는다"며 "산란을 하면 그 자리에서 수천수만 마리가 떼로 몰려다니는 습성이 있다. 게다가 한 번 산란할 때 100~305개의 알을 산란한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또한 "러브버그는 자동차의 매연냄새를 좋아한다. 그래서 고속도로 같은 곳에 몰려다녀 교통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면서 "해충은 아니지만 무리 지어 많은 수가 발생하면 사람들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보통 초여름에 주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한 1~2주 안으로 끝나지 않겠나 예상한다"면서 "벌레를 잡어 먹는 새나 사마귀 종류, 거미가 천적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덧붙여 이 교수는 "러브버그가 죽으면 몸체가 강산성이라 자동차에 얼룩도 지고 라디에이터 기능도 떨어뜨린다"면서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왁스를 자동차에 바르고, 아파트 벽에는 물을 뿌려 잘 앉지 못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이 교수는 "러브버그가 주로 낮에 활동한다"면서 "낮보다는 밤에 활동하는 게 좋다. 또 러브버그가 밝은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옷도 어두운색을 입는 게 좋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살충제에 약하기 때문에 방역을 해도 효과를 볼 수 있고, 가정에서 쓰는 파리약 정도로도 방제가 된다"며 "활동이 느리기 때문에 집 안에 들어오면 진공청소기로도 처리된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구강청결제 세 스푼에 오렌지나 레몬즙을 넣고 물 한 컵과 섞어서 뿌리면 기피효과가 있다"면서 "방충망 쪽에 뿌려두면 러브버그가 잘 달라붙지 않는다"고도 했다.
러브버그는 1cm 내외의 파리과 곤충으로 정식 명칭은 '플리시아 니악티카'다. 날아다닐 때는 물론 온종일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는 이름이 붙었다. 러브버그는 독성을 가지지 않은 익충으로, 진드기 박멸이나 환경정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곤충처럼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의 과정으로 성장하는 러그버그는 3~4일 동안 짝짓기를 한 뒤 수컷은 떨어져 죽고, 암컷은 산속 등 습한 지역에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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