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기업 16곳의 노동조합이 모인 전국제약바이오노동조합(National Pharmaceutical & Bio labor Union·NPU)이 공식 출범했다.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해왔던 제약·바이오 업계에 새로운 산별 노조가 탄생한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NPU는 최근 한국노총회관에서 발대식을 열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화학연맹 산하 조직으로서 본격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16개 노조가 연대한 NPU 참여 멤버 중 15곳이 노보노디스크제약, 바이엘코리아,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알보젠코리아 등 다국적 제약사다. 국내 제약사는 현대약품 노조가 유일하다. 국내 제약업계가 주축인 기존 산별노조인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에 이어 다국적 제약사 중심의 새로운 노조가 탄생한 것이다.
다국적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노조가 연대한 이유는 불안정한 고용 때문이라는 게 NPU측 설명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국내 기업들과 다르게 수시로 인수합병(M&A), 사업조정 등을 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갑자기 확 줄기도 하고 대규모 채용에 나서기도 하는 등 변화가 많은 편이다. 안덕환 NPU 의장(한국노바티스 노조위원장)은 "코로나19에도 지속적인 매출 신장을 유지하고 있는 다수의 외국계 제약회사들이 희망퇴직이란 명분을 앞세워 한국 직원들을 희생시키려 하고 있다"며 "산별노조를 통해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향상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과거 높은 급여와 복지를 자랑하던 다국적 제약사들은 최근 근로환경을 둘러싸고 노사갈등이 커지고 있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노조는 올 4월 현직 영업사원 4명의 임금을 체불했다며 배경은 대표와 인사(HR) 담당 임원을 형사 고발했다. 노보노디스크제약 노조는 인센티브 등의 지급 규정을 일방적으로 바꿔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회사측을 진정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근로여건 등의 측면에서 다국적 기업이 더 나았지만 이제는 국내 업계와 차이가 거의 없다”며 “시장 트렌드에 따른 구조조정, 매각 등으로 인한 고용안정 불안이 다양한 갈등으로 폭발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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