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잡기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으며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보다 제약적인 태도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예고했다.
연준이 6일(현지 시간) 공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높아진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훨씬 더 ‘제약적인 정책 태도(restrictive stance)’가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7월 FOMC에서도 0.5~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연준은 지난달 14∼15일 열린 FOMC에서 28년 만에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았으며 이후 기자회견을 연 제롬 파월 의장이 7월 중 0.5~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의사록에서는 ‘경기 침체(recession)’라는 단어가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은 반면 ‘인플레이션’은 90번이나 강조하며 물가 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사록은 “FOMC 위원들이 강경한 통화정책이 당분간 경제성장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다시 정책 목표인 2%로 낮추는 것이 최대 고용 달성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봤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중국의 성장세 둔화, 강해지는 대(對)러시아 제재 등으로 내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가 4월 전망 당시보다 상당히 어두워졌다”며 “이달 말에 나올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4월에 세계 경제성장률을 종전보다 0.8%포인트 하향한 3.6%로 내다봤다.
특히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최근의 경제지표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일부 주요국이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올해 경제가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더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성장률 둔화는 물가를 잡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평가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디커플링(탈동조화)도 우려했다. 현재 일부 국가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도 서민층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을 주는 등 완화적 재정정책을 펴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중앙은행과 재무부가 견고한 공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통화정책이 이루려는 목표(금리 인상으로 물가 잡기)를 흔들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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