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의 사퇴 의사표명에 “상식적인 얘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금리를 올려 수요를 줄이고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지난 7일 세종시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한 총리는 홍 원장이 “생각이 다른 제 의견을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한 데 대해 “상식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전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에 대해 직권남용 고발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야당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그건 제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고, 그분들도 상식선에서 얘기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 대응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 총리는 “2008년 금융위기는 어디서 위기가 생긴 것인지를 아는 데 한참 걸렸다”며 “이번 위기는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해 초완화적 금융정책을 한 것이 수요의 팽창을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돼 발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고, 이것이 영원히 갈 수 없는 것을 알기에 1년이 될지 1년 반이 될지 예측은 어려워도 반드시 끝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금리 인상과 재정 긴축을 제시했다. 한 총리는 “결국 금리를 조금씩 올려서 수요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이것이 리세션(경기침체)로 연결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또 “또 팬데믹과 관련해 확장 재정정책을 폈는데 그것을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쪽으로 우리가 노력 중”이라며 “재정 긴축은 우리가 성장을 못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단기적, 중장기적 재정전략회의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내년과 앞으로 5년 뒤 그리고 2050년까지 장기재정계획을 같이 논의하자고 했다”며 “우선 재정 쪽에서 분야별로 7개를 나눠 어떤 상황인지, 부채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등을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미 추경에 빚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텄다”며 “지금 지표가 나쁘더라도 어느 경제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그쪽으로 향하는 하나의 액션이 보일 때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에 따른 민생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 총리는 “쇠고기, 돼지고기, 밀가루값이 오르고 있어 할당 관세를 통해 들여오거나 인상분을 보조해주는 조치를 시작했다”며 “9월 추석을 대비해 식품에 비상 대응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께서도 민생비상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현장에 많이 다니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재정전략회의에서 유·초·중·고교에 사용됐던 예산을 대학에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선 최종 결정사항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재정 운용에서의 경직성”이라며 “최근 초중등에 가는 학생 수는 급속히 줄어드는데 법률에 따라 재정이 유연하게 쓰일 수 없다는 데 문제의식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고민하고 공청회 등 의견을 수렴해 결론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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