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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발목 잡는 인사난맥…"더 늦기전에 국민 눈높이 맞춰야"

■송옥렬 공정위장 후보자 사의

대통령실 당황한 기색 역력 속

尹, 금융위원장 임명 강행 예고

野반발 불보듯…협치 더 멀어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0일 자진 사퇴를 결정하자 대통령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대통령실은 송 후보자가 과거 제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본인이 사과를 하셨고 (서울대가) 특별한 징계도 없었다”며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기길 바랐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송 후보자에 대해 추가로 ‘현미경 검증’에 돌입하자 돌연 송 후보자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충분히 능력을 발휘해주기를 바랐던 것이 저희의 기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본인의 뜻을 존중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송 후보자의 자신 사퇴 의사를 막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송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또다시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 능력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62일이 지났지만 아직 18개 부처는 물론 공정거래위원장 등 장관급 인선도 마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가 18일, 박근혜 정부가 52일 만에 내각 인선을 마친 것과 비교해도 늦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한 정권에서 두 번이나 낙마한 사례는 윤석열 정부가 역사상 처음이다. 내각 인선 지연을 170석의 거대 야당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이대로라면 내각 완성에 195일이 걸린 문재인 정부를 답습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인사 문제는 국정의 발목마저 잡고 있다.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7월 1주차(5~7일, 1000명 대상)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7%로 취임 두 달 만에 40%가 붕괴됐다. 부정 평가를 한 가장 큰 이유로 인사(25%) 문제가 꼽힐 정도다. 윤 대통령이 인사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대통령실은 검증 실패 논란에 선을 긋고 인사 정국을 정면 돌파할 기세다. 윤 대통령은 1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할 방침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7일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됐지만 국회의 원(院) 구성이 지연되면서 인사청문회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기한도 8일로 만료됐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금 같은 경제 상황 속에서 민생 경제를 위해 챙겨야 할 현안이 많아 더 이상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식시장 급락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 고물가에 따른 자영업 대출 문제 등 시급한 현안을 고려할 때 금융위원장을 더 이상 공석으로 둘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김 후보자는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된 네 번째 장관급 인사가 된다. 야당의 반발은 피하기 어렵고 협치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새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중진급 현역 의원을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복지부 장관이 세 번째 낙마하면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현역 의원은 2000년 인사청문회 이후 단 한 차례도 장관급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사례가 없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아직도 시간은 충분한 만큼 남은 장관 인선이라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국민의 눈높이 인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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