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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서울 덮친 미분양 공포…집값 대세하락 진입?[코주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풍경.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청약 열기도 꺾였습니다. 지방은 물론 청약 불패로 불리던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해 할인 분양에 나서는 곳도 슬슬 나오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할인을 해준다고 해도 지금의 집값은 너무 비싼 상태지만, 그래도 궁금하긴 하네요. 깎아준다면… 얼마나 깎아줄 수 있는지 말이죠. 오늘 <코주부>에서는 할인 분양과 분양가 상한제 완화 등 최근 분양 시장을 둘러싼 핫이슈에 대한 이야기로 꾸며봤습니다.

서울에도 할인 분양 등장했다고?


일반 분양에서 아파트를 완판시키지 못하면 ‘미분양 아파트'가 됩니다. 한 두 채가 주인을 못 찾은 거야 별 상관 없지만, 여러 채일 경우 문제가 큽니다. 수분양자들로부터 중도금을 제때 받지 못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공사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 미분양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분양을 받겠다고 신청했던 사람들까지 최종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분양이 나면 건설사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할인 판매를 하는 게 낫습니다. 분양가도 깎아주고, 베란다 확장이나 빌트인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물량 폭탄이 떨어졌던 일부 지방도시를 제외하면 이러한 할인 분양은 한동안 볼 수 없던 풍경인데요. 요즘 들어 하나 둘 할인 분양을 내건 단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강북구 수유동 ‘대원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15% 할인을 내걸었습니다. 이번 달 입주를 시작하지만 지어 놓은 아파트의 90% 이상이 미분양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할인 금액은 전용면적 78㎡ 기준으로 기존 11억 원대에서 9억 원대까지 떨어진다고 합니다. 대구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수성구에서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할인 분양이 등장했습니다. ‘시지 라온프라이빗’은 잔금에서 7000만원 공제, 중도금 무이자 혜택, 시스템 에어컨 무상 시공 등 분양가의 10%에 가까운 혜택을 제공합니다. 수성학군에 초역세권을 무기로 내세웠지만 청약률이 53%에 머물렀거든요.

참고로 미분양 아파트가 어느 동네에 몇 가구나 발생했는지 궁금하다면 국토교통부 통계 누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1개월 전 수치를 제공하므로 현재와 시차가 다소 있습니다. 미분양 단지명은 직접 공개되진 않지만 유추할 수 있는 자료는 있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홈페이지에서 미분양 통계를 검색하면 미분양 아파트의 주소와 시공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분양과 후분양 아파트의 상관 관계


물론 아직까진 이런 할인 분양 사례가 흔한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사례 두 개 모두 ‘후분양 아파트’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파트를 거의 다 지은 후에야 분양하는 흔치 않은 형태의 아파트들이라는 것입니다. 높은 분양가를 받지 못하도록 한 분양가 상한제는 선분양 아파트에만 적용됩니다. 후분양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에서 자유롭고,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비쌈!)를 책정할 수 있죠. 청약 인기가 치솟던 집값 상승기라면 별 상관 없었겠지만 지금은 안타깝게도 집값이 꺾이고 있는 시점이니 당연히 분양이 쉽지 않았겠죠. 그럼 앞으로도 미분양과 할인 분양은 일부 단지만의 특이 사례에 그칠까요?

강남·마포도 분위기 심상치 않다는데


요새 서울 청약 시장을 보면 미분양 우려가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먼저 서울 인기 지역 아파트의 보류지 경매가 번번이 유찰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보류지란 착오, 소송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여분으로 짓는 아파트를 말하는데요. 전체 시공 물량의 약 1% 이하로 지어지며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입주가 마무리된 후 경매에 부칩니다.

지난 달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대치르엘이 보류지 매각에 실패했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실패라 최저 입찰가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네요. 대치르엘 보류지의 직전 최저입찰가는 현재 시세와 비슷한 수준인 59㎡ 23억5400만원, 77㎡A 29억400만원이었습니다.



서울 노원구 ‘태릉 해링턴플레이스’도 전용면적 84㎡짜리 5가구의 보류지를 최저 12억7400만원에 내놓기로 했습니다. 지난 5월 매각 당시 최저입찰가는 13억원이었습니다. 앞서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와 ‘꿈의숲 아이파크’ 등의 보류지들도 주변 시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놨지만 유찰된 상황입니다.

이런 와중에 현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완화하면서 그동안 미뤄졌던 분양 스케줄이 빠르게 확정되고 있는데요. 7월에만 전국에서 아파트 3만 9655가구가 분양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74% 많은 수치입니다. 시장 상황이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이 계속 몰린다면 미분양과 할인 분양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양가의 앞날은 어디로...




수요자들은 더 이상 높은 분양가를 받아들일 마음이 없습니다. 반면 분양가 인상 압박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죠. 인플레이션과 물류 대란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정부가 지난달 말 분양가 상한제를 일부 완화해 주기도 했고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실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3개 단지를 대상으로 분양가 영향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평당 35만~60만원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비사업 조합과 건설사들의 고민이 커질 듯 하네요.

독자님은 분양가가 어느 수준까지 내려가면 납득하고 미분양 계약에 뛰어들 수 있을 것 같으세요? 한 번 쯤은 생각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깎아준다고 해도 분양가가 여전히 높은 상태지만, 조금 더 있으면 더 저렴한 가격에 미분양 아파트가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자신만의 기준을 미리 세워둔다면 어느 날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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