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20마리를 장기간 집 안에 방치하는 등 제대로 돌보지 않아 일부를 죽게 만든 4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3단독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4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울산 북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고양이 20마리를 키우며 제대로 사료를 챙겨주지 않거나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 등 방치해 고양이 9마리에게 영양실조와 피부염에 걸리게 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같은 해 8월에도 고양이들을 집안에 그대로 두고 나흘 가량 집을 비우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무더위와 배고픔에 지친 고양이들이 10층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고 6마리가 죽었다.
재판부는 “죽게 하거나 영양실조 등 질병에 걸리게 한 동물의 수가 많고, 가해 행위 내용과 정도 또한 가볍지 않다”면서도 “다만 돌봐야 할 고양이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났고 투병 중인 가족을 간호하는 과정에서 여력이 없었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보호자가 반려(伴侶)를 목적으로 기르는 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 공간을 마련하지 않아 병들게 하면 학대로 간주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다만 ‘최소한의 사육 공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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