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청 볼링팀 선수들이 도심 도로 한복판에서 침착하게 음주운전 차량을 막은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0일 울주군에 따르면 전국실업볼링대회 출전을 위해 충남 천안시를 찾은 울주군청 볼링팀은 지난 7일 오후 8시께 대회 경기 후 숙소로 복귀하던 중 천안 서북구 성정동 한 도로에서 수상한 차량을 목격했다.
이를 유심히 지켜보던 선수단은 문제의 차량이 정상적으로 주행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주변 다른 차량 운전자들도 음주운전을 의심하고 있었지만 사고 위험이 있어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선수단은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차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세운 뒤 열려 있던 운전석 창문을 통해 문을 열고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했다. 당시 운전자는 술 냄새를 풍기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에 신고했고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한 것을 확인한 뒤에야 선수들은 숙소로 돌아갔다.
상황 목격자는 “퇴근길 복잡한 도로에서 누구도 다가서려 하지 않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울주군청 볼링팀 선수들은 누구 하나 빠짐없이 발 벗고 나섰다”며 “음주운전 차량을 멈춰 세우지 않았더라면 운전자뿐만 아니라 주변 차량에도 큰 피해가 있었을 텐데 선수들의 침착하고 신속한 대응 덕분에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02년 창단한 울주군청볼링선수단은 조성룡 감독을 비롯한 강희원, 노민석, 박경록, 오진원, 장동철, 황동욱 선수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소속 선수 3명이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등 우수한 기량을 뽐내며, 해마다 개최되는 전국체육대회를 비롯한 각종 국내외 볼링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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