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했다. 예상보다 빠른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 감염병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를 가급적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대변인의 브리핑도 가급적 서면브리핑 중심으로 진행하겠다”고 알렸다.
풀 취재란 출입 등록이 돼 있는 언론사들끼리 협의를 통해 소수의 기자들을 현장에 보내고 취재 내용을 공유토록 하는 방식이다. 기자들이 너무 많이 몰려 경호나 행사 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행사의 영상과 사진 등은 전속을 통해 신속히 제공하겠다”며 “기자들의 궁금증을 수시로 받아 최대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설명했다. 즉, 대통령실 소속 직원들을 통해 일정이나 행사 내용을 알리겠다는 뜻이다.
대통령실은 “용산 대통령실은 사무 공간이 매우 밀집해 있는 데다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분리돼 있지 않다”며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점을 감안해 기자 여러분들의 양해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연이은 지지율 하락으로 언론 접촉을 꺼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지지율 하락과 도어스테핑 중단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청사 1층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져서 도어스테핑을 중단할 것이었다면 어제부터 이야기했을 것”이라며 “도어스테핑에 대한 애착은 대통령이 우리보다 훨씬 강하다”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방역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 건물에 있는 전체 인원의 안전이 중요하다"며 "대통령실에서 대응을 잘 못해서 확산이 된다면 그 책임이 더 무겁다"고 말했다. 최근 대통령실 출입기자들 중 약 7~8명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 후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내부 확산세가 심각하다는 이유다.
이 관계자는 “과거 청와대 춘추관(기자실)을 폐쇄했을 때도 확진자가 1000명 나올 때였는데, 지금은 2만 명이 넘어간다”며 “재개 여부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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