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당권 대진표가 11일 ‘이재명 VS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으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재명 의원이 전날 광주에서 사실상 당 대표 출마를 기정사실화했고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 등 이른바 ‘강강박박’ 97그룹이 출사표를 던졌다. 86그룹인 김민석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섰고 이낙연계 설훈 의원이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흐름 속에서도 비명계에서는 97그룹의 약진과 합종연횡에 따라 ‘세대교체’ 바람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의원의 대항마 격인 97그룹을 중심으로 ‘어대명’을 흔들 3대 변수를 짚어봤다.
①'강강박박' 중 ‘컷오프’ 생존자는=민주당은 17일부터 이틀간 당 대표 후보 등록을 받은 뒤 29일 예비경선(컷오프)에서 본선 진출자 3명을 추리게 된다.
컷오프 통과 3명의 명단이 8·28전당대회 결과를 좌우할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의 명단을 두고 인지도에서는 박용진·박주민 의원이 앞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인지도 경쟁이 아닌 컷오프 룰이 ‘중앙위원 70%’에 달렸다는 점에서 친문 지원을 받는 강병원 의원과 더미래 등 당내 혁신계 지지를 받는 강훈식 의원이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이들 ‘강강박박’ 97그룹의 컷오프 통과가 전대 흥행 몰이로 이어질 경우 당 대표 선거는 다른 국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②97그룹 단일화 이뤄낼까=다만 ‘강강박박’의 표가 분산될 경우 이재명 대항마로서의 역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어대명이 아닌 새로운 흐름은 97그룹 의원의 컷오프 통과 후 단일화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단일화를 통해 ‘이재명의 대체재’ 인물이 부각된다면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고 평가했다. 김민석·설훈 의원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이들 의원이 반명계라는 점에서 단일화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③속도 내는 이재명 수사=이 의원 자신의 ‘사법 리스크’도 변수다. 대선 이후 검경은 경쟁하듯 ‘대장동 개발 특혜, 성남FC 후원금, 변호사비 대납, 배우자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전방위로 수사하고 있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명분 없이 계양을에 출마한 데 이어 당 대표까지 되겠다는 것은 개인의 사법 리스크를 당으로 돌려 인계철선으로 삼는 식”이라고 우려했다. 사법 리스크 우려가 비토정서와 같이 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 의원 지지층은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오히려 결집력을 높일 수도 있다. 해당 의원은 “전대 전후로 압수수색 등 수사가 계속될 것”이라며 “사정 정국 흐름이 야당 전대의 변수가 된다는 점 자체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