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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색한 IT강국…규제 사슬 혁파 않으면 미래 없다


세계 100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2개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 분석 데이터베이스인 ‘S&P캐피털IQ’를 기반으로 시가총액 상위 세계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9위)와 SK하이닉스(56위)만 이름을 올렸다. 반면 100대 기업에 미국은 56개, 중국은 9개, 일본은 8개나 포함됐다. 대만도 3개 업체가 들어갔다. 차세대 주자들로 구성된 200대 ICT 기업으로 범위를 넓혀도 우리는 5개에 불과한 데 비해 중국과 일본은 각각 27개, 17개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더존비즈온과 안랩 등 2개사만 100대 기업에 포함됐다.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지경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략 산업의 참담한 현실을 타파하겠다며 12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기업 프로젝트 53건에 대한 규제 해소로 337조 원 규모의 투자 물꼬를 트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산업을 지원하고 규제 및 입지 개선에 나서겠다는 전략도 내놓았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ICT 전폭 지원에 나선 경쟁국과 비교하면 부끄러운 수준이다. 혁신 모빌리티 등 신기술은 규제 덩어리에 막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첨단 ICT를 활용한 헬스케어 산업도 원격 의료 금지로 지지부진하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업계는 대학 정원 규제 때문에 매년 1600명의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 곳곳에 도사린 규제 사슬을 끊어내지 않으면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울 수 없다. 정부는 ICT 분야의 기득권을 없애고 과감한 규제 개혁과 기술 초격차 확보, 고급 인재 양성으로 글로벌 기업을 키워내야 한다. 그래야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고 질 좋은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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