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 정상에서 ‘셀카(셀프카메라)'를 찍던 한 미국 관광객이 분화구에 빠질 뻔했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 남성(23)은 같은 달 9일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에 있는 1281m 높이의 베수비오 화산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다 분화구에 빠질 뻔했다.
가족 3명과 함께 통제 구역 근방에서 사진을 찍던 도중 이 남성은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분화구 속으로 떨어뜨렸다. 그는 휴대폰을 찾기 위해 분화구 쪽으로 내려가다 중심을 잃고 수 m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여행 가이드들은 사고를 목격하고 자일(등산용 밧줄) 등을 이용해 황급히 구조에 나섰고, 이후 경찰과 산악 헬기가 출동했다. 재빠른 구조 덕분에 분화구 안까지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을 모면한 이 남성은 팔, 다리, 등에 타박상을 입고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이 남성을 비롯한 일행에게 공유지 침범 사실을 알린 뒤, 이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 남성 일행은 통행이 금지된 구역을 무단으로 침범한 혐의를 받는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화산 중 하나로 꼽히는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 앞에는 ‘극도로 위험하다’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으나, 남성과 가족은 이를 무시한 채 화산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활화산이 있는 이탈리아에서는 화산 추락 사고가 왕왕 보고 된다. 2017년 9월에는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의 포추올리에서 11세 남아와 그의 부모 등 일가족 3명이 화산 분화구에 빠져 숨졌다. 같은 해 3월에도 시칠리아 섬의 에트나 화산 분화구에서 분출한 용암이 쌓여 있던 눈과 만나며 강력한 폭발이 발생해 관광객과 화산학자 등 1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