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이 개봉 이후 실 관객들 입소문의 힘으로 뒷심을 발휘해 마침내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의 첫 만남 그리고 수사극과 멜로극이 결합한 독창적 드라마에 감각적인 미장센까지 더해져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무심결에 따라할 수 밖에 없는 특유의 명대사가 있다. 관객들 마음을 '마침내' 사로잡아 현생마저 '붕괴'시키고만 영화 <헤어질 결심>의 명대사를 꼽아봤다.
#1.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한 자는 산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 명대사는 '기도수’ 변사 사건 신문 과정에서 사망자의 아내 ‘서래’가 인용한 공자의 명언이다. “공자님 말씀에,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한 자는 산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난 인자한 사람이 아닙니다. 난 바다가 좋아요.”라고 말한 ‘서래’. 그리고 무의식중에 “으음, 나도.”라고 답하는 담당 형사 ‘해준’의 대사는 긴장감이 흐르는 신문 과정에서 서로에게 의외의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두 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담아내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2.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가져다주세요."
두 번째 명대사는 통역 앱을 통해 ‘해준’에게 전해진 ‘서래’의 속마음이 담긴 대사다. 자신에게 보은을 하는 길고양이에게 ‘서래’가 중국어로 건넨 대사는 “나에게 선물이 꼭 하고 싶다면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가져다주세요”라고 통역된다. 이에 ‘해준’은 물론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처럼 직설적인 표현을 통해 ‘서래’의 속마음을 알게 된 ‘해준’은 ‘서래’를 향해 더욱 짙어진 의심과 깊어진 관심을 보이며 두 인물 사이 관계 변화에 대한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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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세 번째 명대사는 ‘서래’를 향한 형사 ‘해준’의 복잡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한마디다. 수사 과정을 통해 사건의 진실이 드러남에 따라 증폭되는 ‘서래’를 향한 의심과 관심 사이에서 고뇌하는 ‘해준’의 모습은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몰입감을 더해간다.
특히, 형사로서 객관적인 판단력을 잃게 된 스스로를 “완전히 붕괴됐어요.”라고 표현하는 ‘해준’의 한마디는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한 박해일의 섬세한 감정연기가 더해져 관객들의 뇌리에 남을 명대사로 남았다. 관객들은 "'헤결' 때문에 내 일상이 붕괴됐다"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4. "난 해준씨의 미결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
마지막 명대사는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 ‘서래’의 고백이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는 “난 해준씨의 미결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라는 대사를 통해 마침내 진심을 전해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특히 한국어가 서툰 ‘서래’에게 ‘해준’이 친절하게 풀어 설명해 준 ‘미결’이라는 단어를 역으로 활용한 ‘서래’의 대사는 두 인물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대화를 상기시키며 관객들에게 보다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여기에 탕웨이의 깊은 눈빛과 세밀한 표현력까지 더해져 관객들 뇌리에 오래도록 기억될 명대사를 완성시켰다.
이처럼 곱씹을수록 의미를 더하는 명대사들로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헤어질 결심>은 뜨거운 N차 관람 행렬이 이어지며 장기 흥행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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