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소아마비·천연두·간염 등 인류를 괴롭히던 많은 감염병이 백신 덕분에 극복됐다. 코로나19도 백신이 개발됐으나 아직 미완성이다. 지금도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고 있어 초기에 만든 백신으로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2년 전 백신이 처음 개발됐을 때는 감염 예방과 중증 억제 효과가 매우 커서 백신만 맞으면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었고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는 BA.5까지 진화를 거듭했고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백신으로는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매우 떨어진다. 백신을 맞아도 병에 걸리는데 왜 맞아야 하나. 물백신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금 유행하는 BA.5는 특히 항원성이 매우 독특해서 BA.1이나 BA.2에 감염돼 만들어진 항체라 하더라도 BA.5를 충분히 막을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BA.5가 우세종이 되는 상황이라 백신 제조사들은 처음으로 BA.5를 포함한 개량 백신을 만들려고 한다. 새 백신은 초기 바이러스와 변이 바이러스를 섞어 만들어 2가 백신이라고도 불린다. 매년 맞는 독감 백신은 네 가지 항원을 섞어서 4가 백신이다. 개량 백신은 이르면 올 10월 초에 생산국인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생산이 늦어지거나 물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가 개량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시기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새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싫더라도 지금의 백신에 의존해야 한다. 감염 예방력은 비록 떨어지더라도 중증화율과 치명률을 낮추기 때문에 아직도 백신은 매우 중요한 방어 수단이다. 정부는 4차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4차 접종을 받는 장면이 공개됐다. 4차 접종 대상은 50세 이상이면 모두 맞기를 권고하고, 18세 이상 50세 미만의 경우 만성질환자나 면역억제자들에게만 권고한다. 대상자들은 고위험군으로서, 4차 접종을 받았다고 해서 감염 자체가 예방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환자가 되거나 사망하는 것은 확실하게 감소시키기 때문에 권장하는 것이다. 50대인 경우 백신을 전혀 맞지 않고 코로나에 걸리면 사망률이 0.4%로 1회 이상 접종한 환자들에 비해 10배나 높다. 즉 병에 걸리는 것은 막지 못해도 사망은 확실하게 줄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니 효과를 의심하기보다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4차 접종 대상자들은 꼭 백신을 맞아야 한다. 아울러 아직 한 번도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1·2회에 그친 건강인들도 3차 접종까지는 완료하기를 권한다. 백신을 맞아도 면역 형성이 어려운 특별한 건강 상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예방적 항체 치료 주사도 곧 도입될 예정이다. 백신과 치료제는 코로나를 이기는 가장 중요한 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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