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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검수완박에 '삐끗' 李 징계수습 '호평'…"野 전대후 본격 시험대"

[與 원내대표 취임 100일]

'윤핵관' 영수로 화려하게 출발

인사 등 목소리 내며 리더십 다져

당직 개편 친정체제도 구축할 듯

원구성후 국정과제 추진 본게임

대통령·당 지지율 하락은 부담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한 뒤 나서고 있다. 성형주 기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영수로서 집권 여당 첫 원내대표로 화려하게 출발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임기 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 합의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으나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원내대표로서 인사 문제 등에 당당히 목소리를 내면서 자리매김했다. 특히 최근 이준석 대표 징계 사태 때 조기에 직무대행 체제를 확립하며 당의 안정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집권 초인데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당 지지율 동반 하락을 겪고 있고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도 극복해야 하는 만큼 정치 인생의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권 대표 대행은 4월 압도적 지지를 받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1년 전 원내대표 선거에서 3등으로 고배를 마셨던 자리를 완벽하게 수복한 것이다.

윤 대통령과의 끈끈한 관계가 힘이 됐다. 그는 윤 대통령의 외가 고향인 강릉에서 어릴 적 어울리고 검사 시절에도 인연을 이어왔다. 또 지난해 윤 대통령을 장외에서 당으로 이끌었고 선거 과정에서 종합지원본부장 겸 당 사무총장 등을 맡아 선봉에서 뛰었다. 그는 강원도 동해 유세에서 “윤핵관인 게 자랑스럽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권 대표 대행은 이명박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정치 생활을 시작해 국회의원 배지를 내리 3번 달았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아 ‘탄핵 5적’으로 몰렸다. 이후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 수사를 받으며 정치생명을 위협받았지만 대법원의 무죄판결로 구사일생했다. 21대 총선 때 공천도 못 받았으나 무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저력도 보여줬다.



원내대표 당선의 기쁨도 잠시, 그는 취임 직후 검수완박 합의로 코너에 몰렸다. 검찰 직접 수사 분야 6개 중 4개 폐지를 골자로 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받았다가 당내와 보수 지지층의 반발에 직면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의중과도 다른 합의로 사고를 쳤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의원들은 권 대표 대행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줬다. 권 대표 대행은 합의를 파기한 뒤 검수완박 국면을 끌고 갔다.

권 대표 대행은 이때 심기일전한 듯 다시 당에서 중심을 잡았다. 특히 국민 여론이 민감한 인사 문제에 소신 있게 목소리를 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국무조정실장 내정 철회와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세 사람 모두 자진해서 물러났다.

권 대표 대행은 이 대표 징계 사태로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징계 당일 원내대책회의 후 자신이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는다고 선포했다. 주말 사이 당에서 조기 전당대회 추진,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의 요구가 분출됐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권 대표 대행은 선수별 의원 모임을 거쳐 열린 의원총회에서 직무대행 체제를 승인받았다.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주장하던 국민의힘 의원은 “권 대표 대행이 이미 작업을 다 해놓았더라”고 말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확전이 안 되도록 정리를 해낸 것이 상당히 큰 공”이라고 평가했다.

권 대표 대행의 정치 도전은 지금부터다. 물가 급등 등 경제위기 속에서 윤 대통령의 인기 하락과 당 대표 징계 사태까지 겹치면서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끝없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원 구성이 완료되면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와 민생 법안을 처리하는 본게임이 벌어진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로 이재명 의원이 유력한 상황에서 8월부터 본격적인 파워게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평론가는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가 권 대표 대행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진검 승부의 시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당내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권 대표 대행에 대해 당권을 노리고 자신의 원내대표 임기를 고려해 전당대회를 미룬 것이라는 눈초리가 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과의 불화설도 불거져 이날 오찬 회동으로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가 권 대표 대행에게 지금까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 또한 있다. 원 구성 국면이 장기화한 것도 권 대표 대행이 당시 상처로 단호히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검수완박의 원죄 때문에 행보에 제약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권 대표 대행은 조만간 당직 개편을 추진해 친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행보도 서서히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권 대표 대행은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열심히 했다”며 “윤석열 정부와 소통이 잘되니 서로 손발을 맞춰 더 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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