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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이 뺑소니 사고에 허위 진료기록부까지…대법원 "공무집행방해 유죄"

유죄 확정으로 경찰관 신분도 박탈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뺑소니 사고를 내고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 허위 진료기록부까지 제출한 현직 경찰관에게 대법원이 징역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7월 인천 남구에서 운전 중 보행자를 치는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다. A씨는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평소 알고 지내던 한의사 B씨에게 허위 진료기록부를 발부받아 수사기관과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제출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우측 안면신경마비 증상을 앓고 있어 진료를 받으러 가느라 지인에게 사고처리를 맡기고 현장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제출된 진료기록부에는 당시 'A씨는 우측 눈꺼풀이 마비돼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며, 두통 등도 동반되는 증상이 발현되고 있다'는 소견이 담겼다. A씨는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소청심사위원회에서도 해임에서 강등으로 징계 수위가 낮아졌다.



A씨는 또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5년 4월 특정인의 개인정보가 담긴 지명수배내역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지인 C씨에게 전송해 공무상비밀누설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허위 진료기록부 제출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1심은 A씨의 혐의로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2심은 공무상비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보고 A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했다. 수사기관이 C씨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A씨의 혐의가 밝혀졌지만 영장 없이 이뤄진 수사였기 때문에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허위 진료기록부의 내용이 피고인의 처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더라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반드시 공무집행이 방해되는 결과를 필요로 하는 범죄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유죄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씨의 유죄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A씨는 해임도 확정됐다. 국가공무원법상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연퇴직 사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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