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악마 판사’ 대본을 쓴 부장판사 출신 문유석 작가가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 비결은 담백함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문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숱한 천만 영화 감성과 차별화되는 이 담백함과 절제가 오히려 더 큰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면서 “컨텐츠 소비자들의 감성은 이미 바뀌었으니 제작자들은 제발 신파 강박을 놓아주시라”고 조언했다.
이어 문 작가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회와 6회에 나온 2가지 장면을 언급했다. 5회의 명장면으로는 영우(박은빈 분)가 수연(하윤경 분)을 향해 “너는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이라고 표현하는 내용을 꼽았다.
문 작가는 이 장면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준 이유에 대해 “감동적인 영우의 긴 대사가 끝난 뒤, 수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눈물을 애써 참으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갈무리한다”고 말하면서 “드라마가 감정을 절제하니 시청자의 감정은 더 고조된다”고 설명했다.
6회에서는 정명석(강기영 분)이 공익 소송에 증인으로 부른 의사의 기분을 상하게 해 로펌이 수십억짜리 클라이언트를 잃었다며 신입들 앞에서 동료 파트너 변호사에게 가혹한 질타를 받는 장면을 분석했다. 문 작가는 “정명석은 절대 언성을 높이지 않고 그 동료와 언쟁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알았으니 그만하라고 달래 보낸 후, 신입들에게 자기 잘못이 맞다고 말한다.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명석은 ‘변호사란 그래도 약자를!’ 어쩌고 하면서 감동적 연설을 하거나 ‘어떻게 그깟 공익 소송이라고 할 수 있어!’하고 버럭 화내지 않는다. ‘그래도 그깟 공익 소송, 그깟 탈북자 사건 그렇게 생각하진 말자. 뭐 수십억짜리 사건...처럼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자’”고 한다며 “너무 감탄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실 직장인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의”를 담아낸 장면이라 “더 공감 가고 신뢰가 간다”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