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체류 외국인은 감소했지만 불법체류 외국인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라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이 늘면서 불법체류자도 증가하고 있으나 정부는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난색을 표하고 있다.
18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1만 2862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8년 236만 7607명 대비 35만 명 넘게 감소했다. 반면 불법체류 외국인은 35만 5126명에서 39만 4606명으로 4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 대비 불법체류 외국인 비율을 나타내는 불법체류율 역시 15%에서 19.6%까지 높아졌다.
코로나19가 국내에 퍼진 2년 6개월 동안 불법체류 외국인이 증가한 것은 각 국가별로 국경을 봉쇄하고 항공편 운항을 제한한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체류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외국인이 제때 출국하지 못한 게 주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숨어들면 코로나19 확산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단속을 완화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현재 정부는 불법체류 외국인과 관련해 유흥업소 등 방역 저해 업종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며 외국인 밀집 지역에 대한 방역 점검과 계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백신 3차 접종자가 10월 31일까지 자진 출국하는 경우 범칙금을 면제하고 입국 규제를 유예하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세로 접어들면 단속을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불법 고용 방지 계도 활동 등을 통해 불법체류 외국인 수를 감축해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이달 들어 확진자 수가 4만 명대로 늘어나는 등 재유행을 시작하자 불법체류자 관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문가는 아직까지는 불법체류자 증가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가시적으로 불거지지는 않았으나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이민학회장을 지낸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는 제조업체가 불법체류자의 노동력 덕분에 코로나19 위기를 버틸 수 있었기에 무조건 비난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코로나가19 완전 종식될 때까지 지켜보면서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방역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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