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19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예방하고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번 방일 기간에 일본 측과 강제 동원 피해 배상 해법 마련 및 수출 규제 해제, 무사증(무비자) 입국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두루 논의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18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 일본이 그동안 쭉 조율해왔기 때문에 (기시다) 총리 예방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외교부는 박 장관이 이날부터 20일까지 2박 3일간 일본을 방문하고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회담할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이날 오후 하야시 외무상과 회담한 박 장관은 방일 이튿날인 19일 기시다 총리를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외교장관이 양자 회담을 위해 도쿄를 찾은 것은 2017년 12월 강경화 당시 장관의 방일 이후 4년 7개월 만이자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박 장관은 “소중한 기회를 잘 활용해 한일 간에 여러 가지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함으로써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좋은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일 관계의 뇌관으로 여겨지는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피해 배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 민관협의체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일본 측에) 상황을 설명하고 이 문제를 바람직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일본 측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포함한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한 한일의 공동 대응 방안과 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한 무사증 입국 관련 조치 등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일 간 또 다른 과거사 갈등 요소인 위안부 피해 배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2015년 위안부 합의는 양국 정부 간의 공식 합의로서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박 장관은 현지 특파원들과 만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합의의 정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 또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그런 정신에 입각해 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박 장관은 또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 회담 가능성에 대해 “이런 현안 해결에 가닥이 잡히면 자연스럽게 편리한 시기에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윤 대통령께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을 (일본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번 방일 기간 참의원 선거 유세 중 피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공식 조문한다. 박 장관은 “현지에서 직접 조문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일정이 허락하는 대로 (유족과의 면담)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 장관은 이달 11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차려진 아베 전 총리의 분향소를 찾아 조의를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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