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희열이 수장으로 있는 안테나의 소속 가수 박새별이 최근 불거진 유희열 표절 논란을 두고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박새별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표절에 관한 아주 사적인 단상'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처음 논란이 있었을 때부터 글을 써야 할까 고민을 했었다. 왜냐하면 표절은 나의 박사 기간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 깊이 고민했던 주제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 뜨거운 이슈에 나의 선생님, 희열 오빠가 있었기 때문에 쉽게 지나칠 수도, 쉽게 무시할 수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모두 (표절 여부에) 공통적으로 말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질적 유사성'이라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자들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느끼는 어느 지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사실 이것은 어려운 이야기”라며 표절이 음악 내적 요인, 외적 요인, 심리학적 요인에 얽힌 복잡하과 어려운 주제라고 강조했다.
또 박새별은 "이 세상의 모든 예술가들은 당대의 이전의 예술가에게 영향을 받아왔다"며 영감을 받고 작품을 만들어 낸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상 마스터피들의 그림들을 보면 시대적으로 유사한 그림들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 발전해가는 모든 과정들은 예술사적으로 미적으로 가치를 인정 받는다"며 "인간은 누구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아니다. 모든 예술가들은 당대의 어떤 트렌드에 대한 편승이든, 그에 대한 반발이든, 어떤 것이든 그들도 어딘가에서 영감을 받았고 그들의 작품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박새별은 유희열에 대한 사견도 덧붙였다. 그는 "처음 22세 철없던 어떤 시절에 오빠를 만났다. 나는 사실 그냥 웃긴 농담이나 하며 라디오 하는 실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며 "그러나 그와의 1시간의 대화는 그동안 내가 지닌 모든 삶의 방향이나 음악에 대한 개념을 깨는 이야기를 해주었고 그것은 또 나의 삶을 바꿔주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뮤지션을 만나서도 그는 너는 무엇이 하고 싶고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물어봐 줬고 나의 얘기를 충분히 들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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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그는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음악이 있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데이빗 포스터를 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류이치 사카모토의 앨범을 들었다. 그렇지만 누구나 토이의 음악을 만들 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작권 침해라는 개념은 왜 생겼을까.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고 부당하게 빼앗아가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며 "무력한 법적 개념이 말도 안 되는 담론들로 한 뮤지션을, 인간을, 아티스트를 평가하거나 매도하기 위해 사용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나의 20대를 지켜준 토이 음악에 깊은 존경을 표하며"라고 마무리했다.
유희열의 표절 논란은 지난달 시작됐다. 일각에서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 수록곡 '아주 사적인 밤'과 일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쿠아(Aqua)'가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외에도 유희열이 발표한 '좋은 사람' '내가 켜지는 시간' '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Please Don’t Go My Girl)',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등의 표절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유희열은 '아주 사적인 밤' 표절 논란을 두고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표절을 인정했다. 반면 사카모토 류이치는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내 작품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외 곡들에 대한 표절 의혹이 커지고 대중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유희열이 13년간 진행해온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하차 요청이 빗발쳤다. 결국 유희열은 지난 18일 “지금 제기되는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올라오는 상당수의 의혹은 각자의 견해이고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부분들”이라는 입장과 함께 하차를 발표했다. 그는 이날 600회 녹화를 끝으로 MC 자리에서 내려온다. 그의 마지막 방송은 오는 2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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