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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장관 "정부 믿어달라"…대우 하청노조 "약속지킨 적 있나"

고용 장관 19일 파업 현장서 중단 설득

"건강 생각해야…노조 뜻 충분히 전달"

노조 "현장엔 체불…이 상황 만들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을 방문해 조선소 독 화물창 바닥에 가로, 세로, 높이 각 1m 철 구조물 안에서 농성 중인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를 믿어주세요. 여러분이 더 이상 힘들어하고 파국으로 가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우리 노조의) 요구사항을 들어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 요구사항도) 보장 못하고 이 상황을 (정부가) 만들지 않았습니까."(유최안 대우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이 장관이 19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철제구조물에 들어가 파업 중인 유 부지회장을 만났다. 이 장관은 유 부지회장에게 "건강을 생각해 (파업을) 빨리 풀어 달라, 구조적인 문제(하청구조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관이 30여년간 있던 노동계의 목소리는 유 부회장으로부터 다시 이 장관에게 돌아왔다.

이 장관은 이날 하청 노조를 대화로 설득만 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게 아니다. 정부는 48일째 하청 노조의 파업을 공권력을 통해 중단시킬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 장관은 "더 이상 불행한 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정부의 움직임을 예고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 장관은 30여년 노동계 인사였다. 그는 노조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했다. 유 부회장에게 "우리가 운동을 해야 하는데 많은 분이 우려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공무원이 된 30년 노동운동가와 노동 현장은 간극이 컸다.

유 부지회장은 파업 과정의 선박 점거를 불법이라고 한 정부 입장을 비판했다. 유 부지회장은 "사회에서 저희를 바라보는 시선을, (우리가) 불법인 것도 알고 있다"며 "우리는 합법적으로 벌이지는 문제(상황)도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하청 노조는 임금 인상, 노조권 보장 등을 놓고 하청업체와 교섭을 진행해왔다. 교섭이 결렬되자, 파업에 나섰다.

유 부지회장은 이 장관에게 조선소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현실 아느냐고 다그쳤다. 그는 "조선소에서는 편법을 이용하거나 법을 잘못 이용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임금을 체불하고 4대 보험이 체납되고, 세금을 떼먹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유 부지회장은 "정부가 먼저 (파업을) 풀라고 할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먼저 (파업을) 풀라고 해놓고 약속을 한 번도 안 지켰다"고 했다. 이 장관은 "앞으로 노사를 불문하고 불법을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며 "노조의 요구가 충분히 (정부에) 전달됐다"고 재차 파업 중단을 설득했다.

이 장관은 이날 대우조선해양과 하청업체 노사를 만나 파업 중단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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