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째 파업을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과 하청업체 사측이 다시 교섭 테이블에 앉는다. 하지만 양측의 이견이 여전한데다 '장외 교섭 변수'까지 늘고 있다.
20일 노동계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하청업체 노사는 교섭을 재개한다. 원청인 대우조선해양 노사, 고용부 관계자 등이 참관하는 방식의 교섭 회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부터 이날까지 엿새째 노사의 대화는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초 노측이 파업을 결정하면서 내건 30% 임금 인상요구안은 10%까지 낮아졌다. 노측은 과거 조선업 불황 때 양보했던 임금인상분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사의 대화는 위태로운 모습이다. 노측은 협력업체가 아니라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나서야 파업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납품대금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하청업체 특성 상 원청과 경영계획을 공유받지 못하면, 임금인상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원청은 현 제도상 협력업체 노조의 교섭 대상자가 협력업체 사측이란 점을 넘어서는 결정(교섭)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시각차를 안고 노사는 전일 자정 가까이 교섭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교섭 재개 일정도 잡지 못하고 회의장을 나섰다는 후문이다. 고용부가 나서 이날 11시 일정을 제안해 교섭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노사 이견이 크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하청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이후 40여회 동안 현장의 대화를 중재하고 있다. 전일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을 직접 만나 ‘선 해제, 후 지원’이란 정부 역할을 다시 강조한 배경으로도 읽힌다.
우려는 노사 교섭에 영향을 끼칠 만한 변수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노조 불법 점거에 대한 공권력 투입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경영계는 파업 장기화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조속한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노동계는 공권력을 투입할 경우 파업이 노동계 전반의 노정 관계 악화로 비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날 총파업에 돌입하는 금속노조는 대우조선해양에서도 3000명이 모이는 결의대회를 연다. 23일에는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버스로 현장을 내려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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