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연 의견수렴 경청회에서 당의 수요를 반영한 정치학교를 대학에 신설해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왼쪽으로 가는 걸 혁신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등 보수 가치를 견지하며 외연 확장을 시도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여당 혁신위는 이날 18일에 이어 두 번째 경청회를 열고 혁신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정책네트워킹 구축방안 △시민단체 연대방안을 주제로 시민단체와 일반 국민을 상대로 의견을 받았다.
패널로 참여한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는 체계적인 청년 정치인 양성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계약학과 제도를 활용해 2년 과정의 정치학교를 세우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현재 정치학교가 많지만 굉장히 일회성이고 프로그램도 체계적이지 않다”고 한계를 지적하면서 “대학과 손잡고 (정치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 계약학과는 위탁자 뜻에 따라 프로그램 및 강사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의도연구원에서 (대학에) 위탁을 하고 거기에 (당이) 교육비를 대주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정치학교를 하면 줄서서 공천 받을지를 고민하지, 역량 개발과는 거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보수·자유 등 당의 근간이 되는 가치와 이념 지향을 더욱 확고히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왼쪽으로 가는 것을 혁신으로 착각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국민의힘은 ‘집토끼’를 홀대하면서 외연을 확장한다고 한다. 절대로 표도 안 되는 좌파 쪽으로 자꾸 (정책 기조를) 기울인다”면서 “좌파는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성향의) 정책을 내놓아도 절대 안 찍어준다”고 말했다.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도 “지금 국민의힘 혼란은 오히려 정체성과 가치 지향의 중심이 흐트러져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보수 정체성을 선명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들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과 접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당이 균질한 집단이 되어 간다. ‘그 나물에 그 밥’이 되면 안 된다”며 “당이 이런(민심을 읽으려는) 노력 자체도 안 하고 어떠한 시도가 많이 보이지 않는다. 민심과 좀 많이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젠더 갈등 등 청년 이슈에 당이 보다 적극적으로 조정 역할을 수행하고, 보수 시민단체와 지속적인 연대가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도 나왔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그동안 간과하고 있던 점에 대해서 많이 지적해주셨다”며 “우리 당이 소홀히 했던 부분들을 잘 정리해서 혁신안에 잘 담아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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