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서 처음으로 이과 응시인원이 문과 응시인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문·이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도입된 이후 이과생이 상대적으로 고득점에 유리해진 데다, 약대 학부 선발과 반도체 학과 신설·증원 등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문이 넓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0일 종로학원이 부산교육청 주관으로 치러진 6월 학평 응시자를 분석한 결과, 과학탐구 응시인원은 26만3434명으로 사회탐구 응시인원 25만5770명보다 7664명 많았다.
통상 대입에서는 사회탐구와 수학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을 문과, 과학탐구와 수학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을 이과로 분류한다.
앞서 지난 3월 치러진 서울시교육청 주관 고2 학평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나타났다. 3월 학평에서 과학탐구 응시인원은 20만410명, 사회탐구 응시인원은 18만5499명이었다. 다만 3월 학평의 경우 응시 인원이 가장 많은 경기도와 광주광역시가 실시하지 않아 경기도가 포함된 6월 학평에서의 변화가 유의미하다는 분석이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3월 학평이 첫 역전이지만 경기도와 광주광역시가 빠져 통계적으로 다소 미흡했다"며 “6월 학평은 서울이 치르지 않았으나 응시자가 가장 많은 경기도가 포함돼 유의미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이든 6월이든 역전 현상이 나타난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치러진 2021학년도 고2 6월 학평만 해도 사회탐구 응시인원은 29만8363명, 과학탐구 인원은 27만2022명으로 문과생이 더 많았다.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2023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도 동일했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 사회탐구에 응시한 수험생은 44만895명으로 과학탐구 42만3766명보다 1만7129명 많았다. 올해 6월 치러진 모의평가에서도 사회탐구 응시생은 39만4731명, 과학탐구 응시생은 37만2269명이었다.
오 이사는 "통합형 수능은 수학영역 미적분·기하 과목이 확률과통계 댑디 높은 표준점수를 받게 돼 있고, 탐구영역에서도 변별력이 큰 과학탐구가 사회탐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표준점수가 주어져 이과생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2학년도부터 약대에서 학부생을 선발했고 2023학년도에는 상위권 대학에 반도체공학과 계약학과가 신설된다는 점, 2023~2024학년도 수도권 대학에 반도체공학 관련 전공이 신설·증원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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