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개교한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가 일자리 2만여개 이상을 만들고, 지역의 과학기술혁신 역량도 크게 뜰어올린 것으로 평가됐다.
22일 유니스트 등에 따르면 이종관 이화여대 교수가 2021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개교부터 2016년 사이 유니스트 연구 분야와 밀접하게 관련된 울산지역 산업에서는 기업 수가 30% 늘었다. 반면 유니스트 연구 분야와 연관성이 낮은 산업에서는 기업 수의 유의미한 변동이 없었다.
앞서 이 교수가 2018년에 발표한 ‘대학교 캠퍼스가 지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한국개발연구원 정책연구시리즈)’에는 유니스트 설립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를 2만 1835개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유니스트 설립으로 인한 제조업 고용창출 효과가 컸으며, 지역 내 수요 증가로 서비스업 고용도 더불어 증가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2020년 한 해 동안 유니스트가 직접 지출한 운영비 3106억 원을 통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도 나왔다. 여기에 따르면 유니스트는 울산시에 2598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205억 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를 가져왔다. 고용유발효과는 1919명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는 유니스트 경영과학부의 이사야 교수팀이 개발한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도구’를 통해 얻었다. 이사야 교수팀은 유니스트 학습조직인 ‘이코노믹 임팩트 오브 유니스트’와 함께 작업해 책자도 발행했다.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도구은 투입산출모형과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산업연관표를 기반으로 유니스트의 교육 및 연구 관련 연간지출액이 국가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생산, 부가가치, 고용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도출하는 도구다. 여기에 따르면, 유니스트의 전국적인 생산유발효과는 5613억 원이고, 부가가치유발효과는 2492억 원, 고용유발효과는 4905명으로 분석됐다.
울산의 과학기술혁신 역량지수도 크게 향상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발간한 ‘2021년 지역 과학기술혁신 역량평가’에 따르면, 울산의 지역 과학기술혁신 역량지수 종합점수는 10.834점으로 전국 5위다. 2010년 전국 15위로 꼴찌 수준이던 울산이 상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보고서는 “울산의 종합순위 상승은 유니스트 설립 이후 지표 개선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울산은 2010년 6.195점을 받으며 16개 지자체 중 15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2013년에는 전국 9위로 중위권에 오르고, 2017년부터는 5~6위를 오가며 상위권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보고서는 그 비결로 ‘이공계 박사 비중 지표(2013년 15위 → 2021년 5위)’를 꼽았다. 2013년은 유니스트가 석·박사 등 연구인력 졸업생을 배출하기 시작한 시기다.
이용훈 유니스트 총장은 “앞으로도 울산지역에서 보내준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지역의 과학기술혁신 역량을 더욱 키우고, 고용창출이나 창업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좋은 영향력을 주는 기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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