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습사건을 보도하며 눈물을 흘려 중국 누리꾼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은 일본계 중국 기자가 얼마 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SCMP는 일본 도쿄에 거주 중인 일본계 중국 기자 쩡잉이 지인들에게 유서를 남긴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쩡잉의 친구이자 중국의 유명 작가인 천란은 자신의 웨이보에 쩡잉의 유서를 올렸다.
쩡잉은 유서를 통해 “32세 나이에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2018년부터 우울증을 겪었으며 올 7월부터는 정상적인 삶과 일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심해졌다”고 고백했다. 현지 언론은 문자를 받은 지인이 곧장 일본 경찰에 신고했고 쩡잉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쩡잉이 우울증이 심해졌다고 밝힌 7월 초는 그가 아베 전 총리의 피습사건을 보도한 시기다. 지난 8일 쩡잉은 생방송으로 해당 사건과 일본 반응을 전했다. 그는 방송 도중 목소리가 떨렸고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울먹였다. 또 “아베 전 총리는 더 많은 중국인이 일본을 관광할 수 있게 일본 문을 열었고 일본이 정치적, 군사적으로 미국에 덜 의존하도록 헌법을 개정하려 노력했다”며 아베 전 총리의 공적을 소개했다.
영상을 본 중국 누리꾼들은 “왜 아베를 위해 우냐” “배신자다”며 쩡잉을 질타했다. 결국 쩡잉은 웨이보에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 모든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프로답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쩡잉이 극단적 시도를 했다는 보도가 나간 후에도 누리꾼들은 여전히 싸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웨이보에 “자업자득이다”, “아베를 따라간 거냐” 등 날이 선 비난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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