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호를 비교한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박 전 대통령에게 소주병이 날아오자마자 경호원들이 이중 삼중으로 둘러싼 것과 달리 아베 전 총리의 경호는 허술했다고 지적하면서다.
요미우리신문은 23일 박 전 대통령이 3월 24일 대구 달성 사저 앞에서 인사를 하던 도중 벌어진 이른바 '소주병 사건'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신문은 "군중 중 한 명이 박 전 대통령에게 소주병을 투척하자 불과 2~3초 만에 십수 명의 경호원이 몰려들었다"며 "경호원들은 박 전 대통령을 이중 삼중으로 둘러싸고 방탄 가방을 펼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주병을 던진 남성이 곧 체포되었음에도 경호원들은 공범자의 습격을 경계한 채 1분 20초 가량 경호 태세를 유지했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과 대조적"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전 총리는 8일 일본 나라현에서 참의원 선거 거리 연설을 하던 도중 야마가미 데쓰야가 쏜 2발의 총격을 맞고 숨졌다. 첫 번째 총격 이후 아베 전 총리가 뒤를 돌아봤을 뿐 아니라, 두 번째 총격까지 수 초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경호원들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부실 경호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신문은 "아베 전 총리가 2번의 총격을 받은 이후 경호원 2명이 야마가미에게 돌진하긴 했지만 경호원의 역할은 용의자의 체포가 아니라 (경호) 요인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경호 대상을 엎드리게 하고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400명 규모의 한국 대통령 경호처가 대통령과 그 가족 경호를 담당하며, 대통령은 임기가 끝난 뒤에도 최장 15년 동안 재임 중과 비슷한 수준의 경호를 받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