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설치에 반대해 열리는 유례없는 경찰서장(총경) 회의에 전국 총경 600명 중 200여 명이 참여해 경찰 조직이 고무되고 있다. 각 경찰서, 직장협의회 명의의 화환이 총경 회의가 열리는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가득 매웠고 커피차까지 등장해 참석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23일 오후 2시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서 전국 총경 회의가 시작됐다. 회의에 참여한 인원은 오후 2시 20분께 집계 기준 오프라인 56명, 온라인 133명으로 전체 총경 중 3분의 1가량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은 회의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화환 등을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동료 총경 서장들은 350명”이라며 “직무를 충분히 수행하면서도 온오프라인으로 경찰 개혁과 관련된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서장은 경찰청장 후보자 등 지휘부의 총경 회의 만류에 대해서는 “지휘부 나름대로 상황에 위중함을 인식하고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방식이 저희와 차이가 있다”면서도 “충분하지 못한 의견수렴 절차를 대신하는 경찰서장 회의를 믿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 서장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은 7~80년대 민주투사들의 목숨으로 바꾼 귀한 것”이라며 “30년 동안 잘 진행이 돼 왔는데 하루 아침에 두달 만에 이렇게 졸속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어떤가 잘 살피고 국민의 인권과 직결된 경찰 중립을 총경들이 몸으로 막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례없는 총경 회의가 개최되자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를 비판해온 임직원들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간 직장협의회 등 경찰국 설치에 강한 반대입장을 내온 경찰들은 지휘부 등 간부가 경찰 통제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조직은 상명하복으로 굴러가온 조직”이라며 “그럼에도 총경급 간부들이 모여 우리들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에 상당히 고무되고 기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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