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 물림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이른바 ‘원조 개통령’으로 알려진 이웅종 연암대학교 동물보호계열 교수가 맹견을 만났을 때 대처법을 조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최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을 통해 “(맹견을 보고) 소리를 지르면서 등을 보인 채 도망가면 개들은 약자로 받아들인다”며 세부 대처 방법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무섭다고 소리치며 등을 보이고 뛰어가거나 넘어졌을 때 개는 흥분한다”면서 “개도 약자와 강자를 구분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등을 보이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면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면 개들도 위협을 느껴 도망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주변에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손가락으로 깍지를 끼고 목을 보호한 채 그대로 쓰러지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때 소리를 질러서는 안 된다. (개는) 가만히 있으면 본능적으로 물고 있다가 놓는 습성이 있다. 가만히 있는 방법도 있다”며 “손이나 발을 인위적으로 내주는 방법도 있다. 손이나 발을 차라리 내주면 목덜미 같은 곳을 물었을 때와 비교해 덜 위협적이고 보호가 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제 자리에서 먼 산을 보는 등 개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고 알렸다. 그는 “갖고 있는 물품을 이용하는 것, 예를 들어 가방, 모자, 신발 같은 것을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는 날아가는 것을 쫓아 확인하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반복되는 개 물림 사고에 대해서는 “견주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맹견이라고 해서 입마개를 착용하고 반려견이라서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면서 “내 아이가 크든 작든 관계없이 사람이나 다른 개를 물었던 경험, 짖거나 흥분한 경험 등이 있다면 맹견이 아니더라도 다른 보호자나 반려견의 안전을 위해 입마개를 착용하고 학습시켜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8세 남자아이가 목줄 없이 활보하던 개에 물려 목과 팔 다리 등을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한 동물단체가 사고를 낸 개의 안락사에 반대하면서 해당 개를 인수해 보호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동물복지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개 한 마리를 죽인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개를 죽여 이 사건에 대한 합리적 해결점에 도달할 수 있다면 저희 동물권 단체들도 그 희생을 인정하겠다"면서 안락사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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