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ENA채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자문을 맡은 김병건 나사렛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가 자문팀에 합류한 이유로 '대본'을 꼽았다.
김병건 교수는 22일 전파를 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사실은 자문을 맡기가 꺼려졌다. 잘못 묘사되면 사회적 반향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대본을 보고 자폐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자문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두고는 "캐릭터를 드라마에 맞게 표현할 것인가 아니면 다큐멘터리적으로 표현할 것인가"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기존에 자폐를 표현했던 캐릭터는 자폐를 정형화시키지 않았나 생각했다. 꼭 도움만 받아야 되고 불편한 것만 있고 이런 점만 부각됐다"면서 "하지만 스펙트럼이라는 진단명에서 알 수 있듯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래서 자폐의 다른 측면을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을 하자고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사회적 상호작용 장애라든지, 언어·비언어적 의사소통 장애, 상동행동적인 행동, 제한적 관심을 특징으로 하는 장애"라며 "대게는 3세 이전에 발견되고 양호할 때는 성인이 돼 진단받는 일도 있다"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김 교수는 "예전에는 자폐에 대해 범주적인 접근을 했지만 그렇게 진단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봐 스펙트럼 차원으로 옮겨졌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자폐라고 해도 같은 모습이 아니고 굉장히 다른 모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 교수는 '자폐인에 대한 사회적·법적 지원이 잘 되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지원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시선의 변화"라고 짚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특수교육 측면에서 (최종적인 목표는) 자폐인들의 사회적 통합을 돕는 것"이라면서 "아무리 중재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혹은 우영우처럼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최고의 지원을 하더라도 효과는 반감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장애에 대한 지원으로 장애인들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고 해도 비장애인들이 한걸음 뒤로 물러서면 장애인들에게는 심리적 거리가 그대로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면서 "5%의 장애인들이 피나는 노력을 해서 사회에 통합되는 것이 효과적일까, 아니면 95%의 비장애인들이 이들을 받아들이는 게 효과적일까"라고 물었다.
한편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박은빈)가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비영어권 국가에서도 TV 프로그램 1위에 오르며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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