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 여당이 전국 경찰서장의 전체회의에 대해 ‘집단행동’으로 규정하고 “부적절하다”며 질타했다. 민주당은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와 관련해 “경찰 장악 시도”라며 반발했다.
24일 김대기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전날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대해 “공무원 35년 한 과거 경험 봤을 때 부적절한 행위가 아니었다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 지도부가 명확하게 시작 전, 시작 후 해산 지시를 했고 명백하게 지휘를 어긴 복무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에서도 날 선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경찰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채익 의원은 페이스북에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며 “엄격한 계급 사회 경찰 조직에서 지휘부의 해산 지시에 불복하고 모인 것은 엄격한 복무규정 위반”이라는 글을 남겼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아무런 민주적 통제도 없이 마음대로 휘두르겠다며 실정법상 공무원에게 금지된 집단행동과 하극상까지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당 지도부와 당권 주자들로부터 반발이 터져 나왔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서장 협의회를 만들고 경찰의 중립성을 논의하는 움직임에 전두환 정권식 경고와 직위해제로 대응한 것에 대단히 분노한다”며 “경찰의 중립성을 위해 용기 낸 경찰서장에게 제재가 가해지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재명 의원도 “퇴행적 경찰 장악시도를 중단하라”며 이슈에 뛰어들었다. 그는 “민생치안 현장에서 애쓰는 경찰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대기발령 조치부터 중단하라”며 “경찰, 국회를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경찰 개혁 방안을 원점에서부터 논의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 출신인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편에 서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류 서장 대기발령에 대해 “내용·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음에도 불이익을 가한 직권남용”이라며 “부당한 인사 조치에 대해 그 배후를 확인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여야는 국회에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현안 질의 등을 통해 행안부 경찰국 신설과 전국 서장 회의에 대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서울경제와 통화에서 “내일 청문회 일정을 최대한 잡도록 할 것”이라며 “총경 집단 행동과 관련해서도 현안 질의를 빨리 한번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