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관광객의 시계를 갈취한 강도가 해당 시계가 모조품인 것을 깨닫고 주인에게 돌려주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22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남부 도시 나폴리 시내 한복판인 트리에스테&트렌토 광장의 한 술집 야외 테이블에서 발생했다.
CCTV 기록을 보면 한 남성이 술집에 앉아 있는 스위스 관광객 2명에게 다가갔다. 그는 관광객 한 명의 머리에 총을 겨눈 뒤 그가 팔에 차고 있던 시계를 빼앗아 자리를 떴다.
약 7분 뒤 넋이 나간 이들의 앞에 또 다른 남성이 나타났다. 그는 자신에게 무기가 없다는 것을 표현하려는 듯 두 팔을 흔들며 테이블로 다가와 피해자들에게 시계를 돌려주고 떠났다.
?CNN 방송은 “도둑이 시계를 돌려준 이유는 빼앗은 시계가 고가의 스위스제가 아니라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범행이 일어난 술집 주인인 안토니오 비스콘티는 "도둑이 시계를 돌려주며 연신 '미안하다'고 한 것은 혹시라도 신고당하지 않기 위한 속셈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나폴리에서 범죄 반대 캠페인을 진행하는 지역 정치인 프란체스코 에밀리오 보렐리 캄파니아주 의원은 CNN 방송에서 "강도들은 시계가 30만 유로(약 4억 원)의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폴리는 한때 세계 3대 미항으로 언급될 만큼 빼어난 풍광과 피자의 발상지로 유명하지만, 지역 마피아인 '카모라'가 활개치면서 최근 몇 년 간 크고 작은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2018년에는 한국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들이 연달아 고가의 시계를 강탈당해 당국이 경고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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