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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 침체’ 두고 전·현직 재무장관 정반대 해석 내놔

현직 옐런 장관 "고용 탄탄…침체 뚜렷한 징후 없다"

서머스 전 장관은 "침체 확률 높아, 연착륙 어렵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지난달 8일 미국 하원에서 2023년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미국 전·현직 재무 장관이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4일(현지 시간) NBC방송에 출연해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졌다는 뚜렷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며 “경기 침체는 경제가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약세를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미국의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6%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경기가 후퇴했다는 것으로, 이론상으로는 미국 경기가 침체기에 빠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옐런 장관은 현재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고용 시장을 두고 ‘경기가 침체됐다’고 부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의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는 전월 대비 37만2000명 증가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26만5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옐런 장관은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실제로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판정한다면 놀라운 일일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매월 4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NBER은 미국 경기 침체 여부를 공식 판정하는 기관이며, 미국의 2분기 GDP는 오는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2017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DF)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역임한 래리 서머스 전 장관은 같은 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해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과거에 비추어보면 인플레이션율이 높고 고용이 저조할 때 경기 침체는 항상 뒤따랐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9.1%를 기록해 현지 고물가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서머스 전 장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예상치보다 더 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27일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점치는 의견이 많은데, 이를 넘어 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도 검토해야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또 “미국 정부와 연준이 지난해 했던 실수를 반복한다면 나중에 고통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은 곧 완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옐런 장관과 파월 연준 의장이 올 들어 물가가 꺾이기는커녕 더 오르자 결국 ‘오판’을 시인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미국 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수입품 관세 철폐와 의약품 가격 인하, 에너지 정책 개선 등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재정적자를 줄이는 것도 한 방책”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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