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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투자 매력 떨어지는데 ‘모래주머니’ 그대로 두면 답 없다


한국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경제 버팀목인 수출 전선마저 경고음이 요란하다. 26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난 20년간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가 급증했지만 외국 기업의 한국 투자 규모는 뒤처지면서 총 3105억 달러(약 407조 원)에 달하는 투자 순유출이 발생했다. 투자 순유출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국내 투자 환경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2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3.1%로 곤두박질쳤다. 한국은행은 5월에 전망한 올해 성장률 2.7% 달성조차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고강도 긴축으로 경기 침체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총체적 경제 위기 상황이다. 재정마저 충분치 않은 만큼 규제·세제·노동 개혁 등을 통해 민간의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여건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신산업의 발목을 잡는 과도한 규제, 경직된 노동시장, 취약한 조세 경쟁력 등 투자를 가로막는 걸림돌들을 제거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기업 규제 3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규제 사슬로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었다. 주요 선진국들이 앞다퉈 법인세를 낮춘 반면 문 정부는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며 역주행했다.

윤석열 정부는 민간 주도 성장을 위해 ‘신발 속 돌멩이’ ‘모래주머니’ 등으로 비유되는 규제 혁파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과도한 경제 형벌 규정 등의 족쇄를 제거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과 소득 향상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로 환원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높여야 한다.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대부분의 개혁은 입법을 통해야 가능하다. 따라서 여야는 ‘대선 연장전’ 같은 이전투구를 멈추고 민생·개혁 입법을 서두르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가뜩이나 늑장 개원한 국회가 ‘세금 먹는 하마’라는 비아냥을 듣지 않으려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에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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