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도 로봇수술을 적용하면 합병증 발생을 줄일 뿐 아니라 기존 조직을 보존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방을 직접 절개하는 기존 수술방식 대비 로봇수술의 유두 괴사 발생률이 최대 5.7배 낮았고, 유방 모양 보존 효과가 뛰어났다는 것이다.
연세암병원은 박형석 유방암센터 교수와 이지아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유방외과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공동연구를 통해 이 같이 드러났다고 27일 밝혔다.
유방암은 5년 상대 생존율이 93.6%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암종이다. 유방암 수술은 크게 종양 부위를 타깃하는 부분절제술과 유방 전체를 잘라내는 유방 전(全)절제술 등으로 나뉜다. 전절제술의 경우 잘라낸 부위에 인공 삽입물 등을 넣어 유방을 복원하는 유방재건술을 동시 시행하게 된다. 겨드랑이 부위 2.5~5cm 정도를 절개해 8~12mm 크기의 로봇팔을 넣어 수술하기에 흉터를 최소화해 수술 흔적이 잘 가려지는 데다 자연 가슴에 가깝게 재건할 수 있어 환자가 느끼는 만족감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유방암 수술은 유방을 직접 절개하며 진행해, 흉터 등 수술 흔적이 눈에 띄게 남아 환자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유두 괴사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유두 괴사는 유방 절개의 후유증으로 유두의 조직 세포가 썩는 합병증으로, 겉으로 보기에도 크게 눈에 띈다. 심각한 경우에는 유두를 잃을 수도 있어 환자 자존감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로봇수술의 안정성과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6년간 연세암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대만 창화기독병원, 이탈리아 유럽 종양 연구소에서 유방암 절제술 및 재건술을 받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두 수술법의 예후를 비교한 결과 수술 후 30일 이내의 창상 감염, 장액종, 유두 혹은 피부 괴사와 같은 합병증 발생률은 로봇수술이 31.1%로 기존 수술(40.8%)보다 낮았다. 중증도가 높은 합병증 발생률 역시 로봇수술이 10.9%로, 기존 수술(19.4%)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유방암 수술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꼽히는 유두 괴사 발생률은 로봇수술에서 2.2%, 기존수술에서 7.8%로 3.5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다른 변수의 영향을 최
소화하고 수술법이 유두 괴사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명확히 분석하기 위해 성향점수매칭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로봇수술과 기존 수술법의 유두 괴사 발생률은 각각 1.2%, 6.9%로 집계됐다. 성향점수매칭 분석을 거친 이후에 유두 괴사 발생률 차이가 5.7 배로 더욱 커지면서 로봇수술이 유두 괴사를 예방하는 데 결정적이라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로봇수술의 특징인 ‘최소침습’은 절개 부위를 줄여 가슴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보존하고 환자의 자존감과 만족감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형석 교수는 “로봇 유방 수술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국제 다기관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최소침습으로 유두 괴사율을 낮춰 유방 재건술 등의 예후를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술기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외과종양학회 공식 학술지인 외과임상종양학회연보(Annals of Surgical On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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