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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한산: 용의 출현' 이런 국뽕이라면 찬성입니다

[리뷰] 영화 '한산: 용의 출현'

김한민 감독 '명량' 이후 8년만 후속작

이순신 3부작 중 두 번째

배우 박해일 주연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스틸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맹목적으로 자국을 찬양하는 행태, 국뽕. ‘한산: 용의 출현’은 소위 국뽕 영화라고 불린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이니 더더욱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한민 감독이 정의한 국뽕은 다르다. 이미 스포일러 당한 역사를 어떻게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지, 자긍심이 끓어오르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은 김한민 감독이 ‘명량’(2014)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이순신 장군 두 번째 시리즈다. 역사적으로는 명량해전(1597)보다 5년 빠른 이야기다. 임진왜란 초기인 1592년 7월 한산섬 앞바다에서 전라좌수사 이순신(박해일)이 거느린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의 주력대를 무찌른 한산도대첩을 그렸다.

‘한산’이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이라는 임진왜란의 의의다. 일본이 명나라 정벌을 꿈꾸고 조선을 침략했다면, 조선은 전쟁을 대하는 태도부터 달랐다. 이순신 장군에게 전쟁의 의미를 묻고 함께 불의에 맞서 싸우는 항왜 준사(김성규)가 등장하는 이유다. 이순신 장군이 압도적 승리를 위해 전략을 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순신의 지장(智將)으로서의 면모가 부각되는 점도 흥미롭다. ‘명량’의 이순신(최민식)이 용장(勇將)이었던 것과 확연히 다르다. ‘한산’의 젊은 이순신은 큰소리를 거의 내지 않고 고뇌를 거듭한다. 대사가 거의 없는 박해일은 감정의 희로애락을 드러내기 보다 분위기와 눈빛에 집중했다. 그가 ‘한산’의 이순신을 “물같이 어떤 것이 섞여도 그 느낌이 나는 인물”이라고 설명한 것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50분가량 이어지는 해전은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게 한다. 전반부에 배경 설명, 인물들 간의 갈등, 첩보전 등을 그리며 느슨해진 긴장감을 확실하게 쪼여준다. 위압감을 주는 구선(거북선)의 등장부터 학익진 대형까지 감탄의 연속이다. 구선 안에서 쉴 새 없이 노를 젓는 사람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선군들의 모습이 교차되며 더 가슴이 웅장해진다. 역사적 인물과 영화 속 히어로의 차별점이다.

‘명량’과 ‘한산’의 8년의 간극도 확 와닿는다. 학익진을 구현하기 위해 통제된 상황에서 연출을 해야 했다는 김 감독은 바다에 직접 배를 띄우지 않고 VFX(시각적인 특수효과)를 활용했다. 덕분에 장대하고 스펙터클한 전투의 생생함이 전달됐다.





해전에서 조선군에게만 초점을 맞추지 않은 것도 특별하다. 오히려 이순신 장군보다 왜군의 시점이 더 많다. 대승을 이어가던 왜군들은 조선군이 기세를 몰아가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이순신의 지략에 당황하는 와키자카(변요한)의 눈빛은 통쾌함을 준다. 이순신 장군이 공포의 대상이 되는 순간이다.

적재적소의 배우들은 쾌감을 일으킨다. 변요한은 ‘명량’의 와키자카 역 배우 조진웅이 연상되지 않을 정도로 자신만의 와키자카를 만들며 존재감을 확실하게 했다. 손현주(원균 역), 안성기(어영담 역) 등 관록 있는 배우들은 든든하게 중심을 지켰다.

이외에도 다양한 캐릭터가 있지만 한산도대첩이라는 핵심에 집중하려고 한 것이 돋보인다. ‘명량’ 때 언급된 신파 요소를 최대한 거두고 담백해졌다.

자연스럽게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노량: 죽음의 바다’까지 기대된다.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는 배우 김윤석이 또 다른 이순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올 연말이나 다음 해 초에 개봉될 예정이다.

+요약


제목 : 한산: 용의 출현(Hansan: Rising Dragon)

장르 : 전쟁 액션, 드라마

연출 : 김한민

출연 : 박해일, 변요한 외

배급 : 롯데엔터테인먼트

상영시간 : 129분

상영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22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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