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시인은 2000년 ‘거미’로 등단한 이래 시집 ‘웃는 연습’으로 백석문학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신동엽문학상, 윤동주젊은작가상 등을 받으며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어린이책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함께 사전’ ‘아홉 살 내 사전’ 등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한 감정 형태 사전으로 사랑을 받았다. 새 책 ‘박성우 시인의 이상한 낱말 사전’은 박 시인이 어린이들을 위해 내놓은 독특한 형태의 시집이다.
책은 각종 낱말들을 주인공으로 한 짧은 시들을 실었다. 다양한 사물과 동물, 자연이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야기를 진행함으로써 우리가 미처 못 봤던 것까지 뒤집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양말, 내복, 젓가락, 형광등 등 주변에 늘 있을 것 같은 작은 사물들은 시를 통해 입체적 생명력을 얻는다. 양말은 짝을 잃은 슬픔을 표현하고, 내복은 사계절을 어떻게 보내는지 알려주는 존재가 된다. 형광등은 밤늦게까지 켜져 있어야 하는 탓에 불면증에 시달리는 존재로 그려진다.
‘눈물바다’ 등 독특한 그림책으로 사랑을 받은 서현 작가의 네 컷 만화를 삽화로 실어서 시의 의미를 확장한다. 시를 먼저 읽고 그림을 보거나, 반대로 그림을 먼저 보고 시를 읽으며 이야기의 의미를 곱씹을 수 있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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