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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미국 사는 증인, 원격으로 법정 출석…사건 해결”

성폭행 피해자, 국내 법정 출석 어려운 상황

검찰, 법원에 원격영상 증인신문 필요성 주장

피해자의 원격 증언 토대로 유죄 선고된 최초 사례

서울동부지검. 김남명 기자




검찰이 해외에 거주하는 증인에 대해 원격 영상 증인신문을 벌여 범죄 사실을 입증했다. 증인이 원격 영상을 통해 증언한 내용이 증거능력을 인정받고 이를 토대로 유죄 판결이 선고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공판부(조영희 부장검사)는 지난달 14일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A 씨를 영상재판 프로그램으로 증인신문했다. 영상을 통해 원격으로 법정과 애틀랜타 총영사관을 연결한 것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 방글라데시 국적의 B(28) 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는 같은 해 4월 제주의 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잠을 자려던 피해자 A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의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했지만, 공판 진행 당시 A씨는 학업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한 상황이라 국내 법정 출석이 곤란한 상태였다. 이에 서울동부지검은 지난해 8월 개정된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영사관 등 해외공관을 비디오 중계 장치로 연결해 증인신문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당시 상황에 대해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었고, 재판부에서는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을 부동의해 피해자 증언이 결정적인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렇게 확보된 증거 등을 토대로 법원은 B씨에게 이달 21일 징역 8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거주 주요 증인에 대한 원격 영상 증인신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도 관계기관의 협조를 통한 해외공관 원격영상 증인신문을 적극 활용하여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범죄에 엄정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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