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28일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해 "적법절차 없이 강제송환한 것은 국제법이나 국내법 모두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사는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받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한쪽에서는 '신북풍몰이'라는 얘기까지 하는데 국제 강제송환 금지 원칙과 북한인권법 이행의 시각에서 문제를 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사는 "탈북민의 망명이나 귀순의사를 자의적으로 정부가 판단하면 안된다"면서 "사법부가 이걸 담당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든다. 정권에 따라 자의적 판단을 하지 않으려면 이참에 그걸 명문화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또 강제 북송된 어민이 ‘흉악범’ 등으로 표현되는 데 대해 "개인적으로 언급할 역량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분명히 귀순 의사를 밝혔으면 우리 국민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 국민을 적국에 송환하는 자체는 법 위반"이라며 "구금 및 취조 과정에서 변호사 선임, 무죄추정 원칙 등 적법 절차가 보장됐는지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대사는 향후 1년 간 임기 동안 북한 인권과 인도적 상황과 관련해 외국 정부와 국제기구, 시민단체 등과 협력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서는 '책임규명'과 '국제적 관여'의 두 가지 트랙을 병행해야 한다면서 △북한인권재단 출범 △미국과의 공조 △유엔과의 협조 등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다음 달 1일 임기를 시작하는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같은 달 방한하는 것으로 안다”며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미국 특사가 임명된다면 (한국, 미국, 유엔의) 3자 협력도 노력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 대사는 이날 오후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도 면담했다. 권 장관은 이날 오후 이 대사와의 면담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권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인권법을 제대로 시행하고 북한인권재단도 조속히 출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북한주민 인권 증진을 위해 책임규명뿐만 아니라, 인도적 상황의 전반적 개선 등 국제사회와 함께 건설적으로 관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사는 "북한인권법에 따른 임무 수행과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 탈북민은 물론 국내외 시민사회단체, 국제사회와도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