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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사내 하청 직원들도 포스코 근로자…직접 고용해야"

하청 직원들, 2011년 소송 제기 11년만에 최종 승소

대법, 자동차 이어 철강업계의 불법 파견 첫 인정

대법원. 연합뉴스




포스코 사내 협력사 직원들이 근로자 지위를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지 11년 만에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자동차 업계에 이어 철강 업계에서도 불법 파견을 인정한 대법원의 판단이 나온 것이다. 원청이 하청 근로자를 직고용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면서 경영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이흥구 대법관)는 28일 협력사 직원 총 59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55명에 대해 원고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소송 중 정년이 지난 4명에 대해서는 다툴 이익이 없어졌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근무한 협력사 직원 59명은 2011년 5월과 2016년 10월 포스코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압연 공정을 수행하는 열연·냉연·도금 공장에서 크레인·지게차로 제품을 운반하거나 기타 부대 작업을 담당했다.

원고 중 57명은 포스코에 파견돼 근무한 기간이 2년을 넘는 시점부터 파견법에 따라 포스코에 직접 고용된 것으로 인정해달라고 청구했다. 나머지 2명은 자신들이 근로자 파견 대상이 아닌 업무에 투입됐다며 직접 고용 의사를 표시하라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 포스코가 2년을 초과해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거나 파견 근로자가 파견 업무가 아닌 일을 하게 되면 원청이 직고용해야 한다는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1심은 협력사 직원들이 포스코의 지휘·명령을 받아 근무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포스코와 협력 업체 직원 간 업무 지시가 인정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포스코와 협력 업체 직원들의 관계가 파견법상 파견 근로라고 판단한 2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봤다. 협력 업체가 포스코의 작업표준서를 기초로 작업표준서를 마련한 점, 업무에 필요한 협력 업체 직원 수와 작업량 등을 포스코가 정한 점, 협력 업체 직원들이 포스코 직원들과 코일 운반 등 여러 업무에서 협업한 점에서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들에게 직간접적인 지시를 내렸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또 일부 근로자가 협력 업체에서 해고되고 퇴직금을 받았지만 퇴직 시점이 파견 근로 2년을 초과한 만큼 이번 소송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도 유지했다.

대법원이 지난해 7월 현대위아에 이어 포스코의 불법 파견까지 인정하면서 제조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번 판결은 상고심 절차를 밟고 있는 현대자동차·기아, 한국GM 협력사들의 지위 확인 소송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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