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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지구온난화가 건강을 해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사진 제공=한림대성심병원




질병관리청은 여름에는 온열 질환을, 겨울에는 한랭 질환을 감시하면서 주의보를 발령하고 예방 및 대응 방법을 알리고 있다. 혹서기·혹한기에 위험에 처하기 쉬운 노약자들과 노동 환경이 열악한 근로자들을 보호하려는 조치다. 국민 다수는 단기간의 기온 변화로는 건강상 큰 문제를 겪지 않는다. 반면 기후변화에 의한 지구온난화에는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대기오염에 의한 온실효과로 지구는 매년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곳저곳에서 빙산이 녹아내리고 유럽과 미국은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은 온실가스 배출이다. 그중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 에너지를 연소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화석 에너지 사용은 이산화탄소 생산에 그치지 않고 대기 중 산화질소·산화황·오존 등을 증가시킨다. 이들은 모두 대기오염의 주범이다. 오염된 공기에 오래 노출되면 임신과 출산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성장도 저하시킨다. 또 기관지천식과 만성 폐쇄성 폐 질환 등 호흡기 질환, 폐암, 치매, 혈관 질환 등 광범위하게 우리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대기오염 정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는 미세먼지 농도다. 매일 접하는 정보라고 무감각해진다면 스스로 건강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리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외출할 때는 반드시 KF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이 파괴돼 야생동물들이 주거지역으로 밀려 나온 결과 박쥐와 모기가 매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지카바이러스 등에 의한 신종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인류에게 3년째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코로나19도 야생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온 것이라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자연이 잘 보존된다면 야생동물과 사람의 접촉이 줄어 신종 감염병이 출몰할 기회도 그만큼 적을 것이다. 야생동물과 사람과의 접촉이 빈번해진 또 다른 이유는 기후변화와 관련이 깊다. 열대지방에만 사는 동식물들이 지구온난화에 따라 적도를 중심으로 각각 북상과 남하를 시작했다. 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온대 지방에도 열대지방에만 있던 위해 동물들이 출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사과 재배 가능 지역이 점차 북상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지구온난화가 멈추지 않으면 모기와 박쥐를 비롯한 낯선 동물의 출현과 그들이 옮기는 신종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인류를 위협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과 동물의 생태계는 하나라는 원헬스 개념을 세계 각국이 좀 더 진지하게 수용해야 한다. 기업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좀 더 매진하고 국민 개개인이 환경오염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더 건강한 내일을 보장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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