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현지시간) 오전 2시간 넘게 통화하며 대만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는 거센 표현으로 경고했다고 중국 측이 전했다. 시 주석의 이같은 날선 반응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원장의 대만 방문 추진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두 정상 통화 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으며 미국은 현상을 바꾸거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일방적인 노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밖에도 글로벌 이슈와 기후, 보건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중국 역시 이날 양 정상이 솔직하게 소통하고, 교류했다고 강조했으나, 시 주석이 대만 문제에 대해 보다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우리는 대만 독립과 분열,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세력에게든 어떤 형태의 공간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는 것은 14억여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며 "민심은 저버릴 수 없으며,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바꾸지 않았으며,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시 주석은 또 "전략경쟁의 시각에서 중·미관계를 바라보고 정의하고, 중국을 가장 주된 적수이자 가장 엄중한 장기적 도전으로 보는 것은 중·미관계의 오판이자 중국 발전에 대한 오독"이라며 "양측은 각급 소통을 유지하며 현재의 소통 채널을 잘 이용해 쌍방 협력을 추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주석은 아울러 중국 경제와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하려는 시도는 미국 경제 진작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세계 경제를 취약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측은 중국 측과 원활하게 대화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해와 오판을 피하며, 이익이 합치하는 분야에서 협력을 추구하는 한편 이견을 적절하게 관리·통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이번 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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