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에 이용하기 위해 자신의 자동차를 배로 보내는 ‘탁송’ 서비스를 예약한 여행객들이 갑작스러운 예약 취소를 통보 받으며 혼란을 겪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7일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 등에는 ‘제주 탁송이 취소됐다’는 내용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는 제주 탁송서비스 업계에서 가장 큰 J업체가 계약 해운사의 갑작스러운 탁송 선박 매각으로 인해 탁송 일정에 문제가 생겼다는 공지를 띄운 것이 시작이었다.
업체 측 공지와 여행객들의 글에 따르면 해운사가 선박을 매각하면 이후 행정절차 기간에 선박이 무적상태(소유자가 없는 상태)가 돼 운행이 불가능해진다. 해운사가 선박을 매각하는 사실을 업체 측에 당일에서야 일방 통보하는 바람에 일정 기간 탁송 서비스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었다. J업체 외에도 A업체, H업체 등 해당 선박을 이용하는 다른 곳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해당 업체는 선박 매각에 따라 서비스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탁송서비스를 예약한 소비자들에게 예약 취소가 불가피하다며 전액 환불조치 하겠다고 통지했다.
그러나 이미 숙소와 항공 등을 다 예약하고 탁송서비스로 차를 보내려 했거나 이미 제주에 가서 육지로 돌아올 일정을 앞두고 있는 여행객들에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한 누리꾼은 “어제 아이들과 하루치 짐만 들고 제주에 와 있다. 아기 기저귀 등 부피가 큰 짐은 차에 실어서 탁송 서비스를 맡긴 건데 갑자기 취소라니 어쩌라는 건가. 환불이 문제가 아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소비자들은 선박 매각 등 관련 절차를 담당하는 제주해양수산관리단에 직접 항의하며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날 오후 늦게서야 선박 매각 매수 업체간의 조정이 이뤄져 매각 절차 자체 연기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예정돼 있던 탁송 물량은 예정대로 운송이 가능하게 됐다.
이를 통해 ‘탁송 대란’은 일단락 됐지만, 여전히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탁송서비스 업체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선박 출항의 정상화를 공지했지만, 개별적인 안내 절차나 고객 상담 등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틀 사이 벌어진 혼란 속에 급하게 렌터카를 빌렸거나 예약한 항공이나 숙소 등을 취소, 변경한 소비자들은 금전적 피해도 호소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피해 대책도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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