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막염의 대표 증상은 두통을 동반한 고열이다. 감기, 장염과 증상이 비슷하고 최근 다시 유행하는 코로나19 증상과도 겹쳐 증상만으로 뇌수막염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6~8월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다 보니 ‘여름 감기’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10세 이하 어린이가 잘 걸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뇌수막염으로 환자들이 외래나 입원 진료를 받은 기간은 4만 3648일로 조사됐다. 그 중 0~9세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15.5%(6804일)였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녀와서 머리가 아프다고 하거나 열이 난다면 한 번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게 어떨까. 김영대 일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도움말로 질환의 특성에 대해 살펴보자.
◇ 38도 이상 고열이 대표 증상…두통·구토 동반하기도
뇌수막은 말 그대로 뇌를 둘러싸고 있는 막이다. 뇌와 척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바이러스와 세균에 감염되어 뇌수막에 염증이 발생하면 뇌수막염이 생긴다. 장 바이러스가 전체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80%를 차지한다.
장 바이러스로 생긴 뇌수막염은 여름과 초가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4~6일 정도의 잠복기를 갖는다. 발열, 두통, 구토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감기, 장염과 같이 자라나는 아이들이 자주 앓는 질환과 유사하다. 갑작스럽게 38℃ 이상의 고열 증상이 나타나고, 두통은 머리 앞쪽이나 머리 전체로 통증이 오는 양상을 보인다.
◇ 드물게 경련·뇌압상승 합병증 생겨…세균성은 항생제 치료해야
뇌수막염은 원인에 따라 경과가 다르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도 좋아진다. 다만 뇌 조직(뇌실질)을 침범하면 드물게 경련이나 뇌압 상승 등의 급성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 2세 미만 환아 중 약 10%에서 이러한 합병증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항생제 투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폐렴연쇄구균·인플루엔자간균·수막구균이 세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B형간염 예방 백신과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 백신, 폐렴구균백신, 수막구균백신 등을 접종하면 세균성 뇌수막염 예방에 도움을 준다. Hib 백신을 흔히 뇌수막염 예방 백신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김영대 교수는 “뇌수막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아이가 단순 감기인지 뇌수막염인지 주의해 살펴봐야 한다”며 “일반적인 감기나 장염과 증상이 유사하지만 상대적으로 심한 증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바이러스 감염에 더욱 취약해진다”며 “여름철 뇌수막염을 비롯한 눈병이나 식중독 등 많은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마시기 등 개인 위생관리와 주방 도구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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