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여교사가 남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혐의와 성적 조작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성적과 생활기록부에 대해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29일 뉴시스가 입수한 블랙박스 녹취록에 따르면 여교사 A씨와 남학생 B군은 생활기록부 및 다른 학생들의 점수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A씨가 "상위 30%로 만점인 애들과 너희 반 애들을 (생활기록부에) 많이 쓰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하자 B군은 "나는 써달라"라고 요구했다. 이에 A씨는 “못 써준다”고 했지만, B군은 “왜 쓰면 되지. 수업 태도 좋다고. 나 취업해야 돼”라고 말했다.
또 A씨는 B군의 생활기록부를 볼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하며 “(다른 선생님이) 마감을 하기 전에 들어가서 챙겨야한다”고 밝혔다.
다른 학생들의 점수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A씨는 “OO이도 98점을 줬다. 평소에 잘한다”며 “미우면 깎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점수는 주관적으로 반영된다”며 “몇몇 학생은 안 봐도 100점 주고 싶다” 라고 덧붙였다.
A씨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같은 학교 남학생과 모텔 등지에서 수차례에 걸쳐 성관계한 혐의를 받는다. 대구북부경찰서는 A씨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및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인 가운데 성적 조작 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이 해당 학교 측을 상대로 B군의 이번 학기 수행평가점수와 생활기록부를 조사한 결과, A씨가 성적 조작에 관여한 특별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B군은 수행평가에 응시하지 않아 최하 점수를 받았고 학습지를 쓰는 등 수업에 참여하면 누구에게나 주는 점수만 받았다”며 “A씨는 생기부 작성 시 B군에 대한 그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은 A씨 남편이 국민신문고에 성적조작 및 청탁 의혹 진상 파악을 요구하자 “학생부 기록의 경우 기간제 교사가 직접 입력하지 않으며 정교사가 의견을 참고해 학생부에 반영 여부를 결정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3월부터 해당 고교에서 근무했던 A씨는 사건이 알려지자 계약 해지 및 퇴직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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