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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잔혹 범죄' 어디까지…우크라 포로 '강제 거세' 영상 논란

29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이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은 가운데 소방관들이 포격으로 인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를 강제로 거세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 상에서 퍼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스위크와 야후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텔레그램의 한 친러 성향 계정에 이 같은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에는 우크라이나 군복을 입은 남성과 러시아 군복을 입은 남성들이 등장하는데, 이 중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로 추정되는 남성의 입에는 재갈이 물려 있으며 손도 등뒤로 묶여 있다. 검은색 모자와 함께 'Z' 패치가 부착된 러시아 군복을 입은 남성은 볼트 커터(bolt cutter)처럼 생긴 도구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군복을 입은 남성을 강제로 거세한다. 야후뉴스는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군복을 입은 남성이 러시아어로 욕설도 외쳤다며, 영상 속에는 러시아 군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최소 두 명 더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더타임스의 어시스턴트 해외 에디터인 막심 터커는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를 거세하는 이 소름끼치는 영상은 진짜라고 한다"며 "같은 (러시아) 군인이 (영상 속에서와) 같은 모자와 팔찌를 착용한 채로 러시아의 TV 클립에 출연했으며 동영상이 조작됐다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터커 에디터가 언급한 러시아의 TV클립은 러시아 국영매체 RT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야후뉴스는 이 영상의 촬영시점은 불분명하지만, 가해 남성과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6월 러시아 국영매체 RT에 등장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당시 영상에서 이 남성은 우크라이나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수하자 이후 총을 든 채 아조트 화학공장을 돌아다닌다.

일각에서는 영상 속 가해 남성이 러시아군이 아닌 바그너 용병 소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푸틴의 살인 병기'라고 불리는 바그너 용병은 러시아 민간 군사회사 바그너 그룹에 소속된 이들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용병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우크라이나 경보(Ukraine Alert)'는 해당 가해자가 칼미키야 공화국 출신의 바그너 용병 그룹의 일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칼미키야 공화국은 러시아연방 소속의 자치 공화국이다. 이 밖에도 러시아 국영 RIA 노보스티 통신의 텔레그램 채널은 이 남성이 체첸 아흐마트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는 침공 초기부터 줄곧 논란이 되어 왔다. 이달 초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민간인을 상대로 고문과 강간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헤르손과 자포리자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고문과 전기 충격, 구타, 불법 구금 등을 자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밖에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한 보고서도 복수의 기관이 발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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