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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휴가 반납 쌍용차 노조, 회사가 살아야 일자리 지킨다


쌍용자동차가 계약 대수 5만 대를 돌파한 신차 토레스를 생산하기 위해 여름휴가 기간인 30일과 8월 6~7일 주말 특근을 실시하기로 했다. 1년에 한 번뿐인 여름휴가를 반납하면서까지 특근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노동조합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과거에 쌍용차는 적대적 노사 관계의 대명사였다.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총인원의 40%에 육박하는 2646명을 정리 해고해야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소속이었던 쌍용차 노조는 이에 반발해 77일이나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옥쇄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등 돌린 여론의 압박을 받고 2010년 금속노조에서 탈퇴해 개별 기업 노조로 전환했고 13년째 무분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가 망하면 일자리도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구성원 모두 뼛속까지 새긴 결과다.

아직도 상당수 사업장의 강성 노조들은 조직 이기주의에 빠져 회사가 망하든 말든 끝장을 보자는 식의 투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의 당진제철소 사장실 불법점거는 30일로 90일째를 맞았다. 동부고속 노조는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해 휴가철 승객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노사 합의로 50여 일 만에 불법점거 사태의 돌파구를 찾았지만 이미 발생한 8000억 원의 손실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민주노총은 9월 결의대회, 11월 총궐기대회 등 하반기 투쟁 일정을 밝히며 엄포를 놓고 있다. 이러니 많은 기업들이 노조의 횡포를 견디지 못해 해외로 나가거나 아예 회사 문을 닫는 것이다.

휴가까지 반납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쌍용차의 사례는 ‘무법천지’를 만들어온 한국 노동계에 적지 않은 울림을 준다. 나만 살고 보자는 이기주의로는 위기의 강을 건널 수 없다. 게다가 지금은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 속에 경기 침체의 파고까지 몰려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복합 위기 상황이다. ‘회사가 살아남아야 노조도 존재하고 일자리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미래 지향적인 노사 관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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